[더구루=김현수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는 유근직 전 마녀공장 대표가 마녀공장과 20억 원대 소송전에 돌입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때 마녀공장의 상장을 이끌며 '성공 가도'를 달렸던 이들의 관계가 법정 다툼으로 번진 이유는 무엇일까.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근직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11일 마녀공장을 상대로 총 20억 1012만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유 전 대표 측은 퇴임 후 잔여 계약기간에 대한 보수 지급과 더불어, 재임 기간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의 존재 확인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대표는 잇츠스킨(현 잇츠한불) 대표 등을 역임한 'K-뷰티 전문가'로, 지난 2022년 마녀공장에 합류해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글로벌 확장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지난해 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잔여 임기 보수와 스톡옵션 행사 권리 유무를 놓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유 전 대표의 중도 퇴임 과정에서 발생한 '계약상의 의무 이행' 여부다. 유 전 대표 측은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하며 '퇴임 후 잔여 계약기간에 대한 보수'를 청구했다.
유 전 대표 측은 임기가 남은 상태에서 사실상 '경영 일선 배제'나 '해임'에 준하는 절차가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계약상 보장된 잔여 임기분의 급여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녀공장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퇴임이었음을 강조하며 보수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가장 민감한 대목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다. 유 전 대표는 마녀공장 합류 당시 기업 가치 제고를 조건으로 상당량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스톡옵션은 '2~3년 이상 재직'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행사할 수 있다. 유 전 대표는 마녀공장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이끌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만큼 자신의 권리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퇴임 시점 기준 재직 기간이나 행사 요건 미달 등을 이유로 해당 권리가 소멸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상 경영진의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재직 요건을 충족해야 행사가 가능한데, 퇴임 사유와 시점에 양측의 의견 차가 갈리기 때문이다. 청구 금액인 20억 원은 마녀공장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약 210억 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마녀공장은 이번 분쟁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녀공장은 "전 대표이사가 퇴임후 잔여 계약기간에 대한 보수와 주식매수선택권 존재 확인 등 총 20억1000만원의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소송사건의 소송결과는 회사의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법원 판결 결과에 따라 수십억 원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법원이 유 전 대표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마녀공장은 즉시 해당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당기순이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현금 흐름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