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괄사장 7년' 신세계 새 역사 썼다…'이명희 판박이' 정유경 매직 'ing'

2022.12.01 06:00:00

백화점·신세계인터내셔날, 3분기 실적 견인
'은둔형 경영자' 모친 이명희 회장 쏙 빼닮아

 

[더구루=김형수 기자]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가 새역사를 썼다. 7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백화점 업황 호조와 핵심 자회사들의 활약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오는 3일 지휘봉을 잡은 지 7년을 맞는 '정유경式' 독자경영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공식 석상의 노출을 꺼려 철저한 '은둔형' 경영자로 꼽혀왔던 그는 지난 2015년 12월 '부'를 떼고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올라선 이후 실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박 행진에는 정 총괄사장의 '선택과 집중'이 주효했다. 쌍두마차로 삼은 백화점과 인터내셔날이 실적을 견인했다. 백화점을 하나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한편, 디지털 역량 강화에 주력하는 전략이 통했다. 인터내셔날은 여성복을 중심과 코스메틱에서 MZ세대 공략이 매출을 상승을 이끌었다. 


◇패션 끌고 화장품 밀고…인터내셔날 등 자회사 호실적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9551억원, 영업이익 153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3%, 49.4% 늘어났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분위기 속 패션과 화장품 수요가 늘고 인터내셔날 등 자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백화점 사업 매출은 6096억원으로 전년대비 19.8%, 영업이익은 1094억원으로 50.5%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내실을 모두 챙겼다. 야외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패션 수요도 증가하며 여성(31.7%)·남성패션(29.1%)·골프웨어(33.7%) 등 대중 장르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결 자회사들도 '정유경 효과'가 톡톡히 나오고 있다. 


인터내셔날은 같은 기간 매출액 3875억원, 영업이익은 242억원을 기록,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2021년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보브, 일라일 등 여성복을 중심으로 자체 브랜드가 성장세를 보였다. 크롬하츠, 알렉산더왕 등 명품 브랜드도 두 자리 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코스메틱부문은 딥티크,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MZ세대 인기 니치 향수 브랜드의 약진으로 전년 동기대비 14.0% 성장세를 보였다.


디에프(면세점)는 공항 출국객 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8566억원으로 7.5% 늘었다. 다만 내년도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3분기에 선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이명희, 본관 리뉴얼…정유경, 강남·대전·광주 '지역1번점'으로


정 총괄사장은 '지역1번점' 전략으로 퀀텀 점프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역 백화점 리뉴얼부터 입점 업체 선정 등 인테리어 하나하나 직접 챙기며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대규모 증축 리뉴얼 공사를 마친 강남점은 '아틀리에 드 보떼(Atelier de Beautè)'로 재구성해 지난해 2조4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단일 점포 기준전 세계 백화점 매출 순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도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달성했다. 아쿠아리움·갤러리 등 차별화된 문화, 예술 콘텐츠와 단독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3분기 매출도 전년대비 24% 늘어났다. 


광주광역시에서도 '지역1번지' 카드를 꺼냈다. 내년 착공하는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Art &Culture Park)는 문화와 예술은 물론 최신 트렌드의 쇼핑 콘텐츠를 한데 모아 선보일 전망이다. 영업면적은 총 13만2230㎡ 규모로 세계 최대 신세계 센텀시티에 준한다. 대전 매장이 중부권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것에 힘입어 호남에서도 랜드마크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지역 1번지 전략은 이명희 회장의 경영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이 회장은 앞선 2007년 백화점 본관을 77년 만에 명품관으로 새단장하고, 2009년 부산 센텀시티점을 열며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여기에 '은둔형 경영자'라는 점도 닮아있다. 이화여대에서 이명희 회장은 생활미술학, 정 총괄사장은 응용미술학을 공부했다. 정 총괄사장은 이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성과를 내고 있는 지역 1번점 전략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서 경험할 수 없는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앱 개선을 통해 이벤트에 참여하고, 상품 소개도 보며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트래픽도 발생하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오는 4분기 신세계 실적에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둔화 우려에도 견고한 VIP 매출 및 럭셔리 MD를 통한 집객은 신세계의 강점"이라면서 "백화점 호조는 소비 부진에도 견고한 상황으로 면세 관련 중국 상황만 개선된다면 회복 탄력성은 업종 내에서 돋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kenshin@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