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통신장비 특허 침해 혐의로 피소됐다. 1억2300만 위안(약 220억원)을 물을 위기에 놓였다.
CITIC모바일커뮤니케이션테크놀로지(中信科移动通信技术股份, 이하 CITIC모바일)는 자회사 다탕이동통신장비(大唐移动通信设备)와 손자회사 상하이다탕이동통신장비(上海大唐移动通信设备)가 삼성전자의 중국 전자제품 판매 법인(SCIC)을 쑤저우중급인민법원에 제소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원고는 삼성이 통신장비 관련 특허 6건을 허락 없이 썼다고 주장했다. 특허 침해 장비를 판매해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건당 손해배상금 2000만 위안(약 37억원)과 소송 비용 50만 위안(약 9270만원)을 포함해 2050만 위안(약 38억원)씩, 총 1억2300만 위안을 요구했다. 현재 소송은 법원에 접수돼 곧 공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CITIC는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정책에 따라 설립된 국유 투자기업이다. 통신과 은행, 증권, 보험, 부동산, 관광업, 에너지,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한다. CITIC그룹의 자회사 중신증권이 삼성증권과 2005년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증권 분야에서 삼성과 인연을 맺었었다.
CITIC그룹의 자회사인 CITIC모바일은 초광대역 기지국(RRU)과 안테나 등 통신 장비를 판매하는 회사다. 중국 30개 이상의 성과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했으며 5000명이 넘는 직원을 두고 있다.
CITIC의 소송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된 후 급속도로 성장하는 통신시장에서 삼성을 견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통신장비 시장 규모는 연평균 3.5% 성장해 2030년 1905억 달러(약 2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뚜렷하게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없으며 업계의 선점 경쟁은 치열하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화웨이(28.7%)가 선두며 이어 에릭슨(15%), 노키아(14.9%), ZTE(10.5%), 시스코(5.6%), 삼성전자(3.1%)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일본과 인도, 미국 등에서 수주를 올리며 올해 10%대의 점유율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