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 "'삼성'을 인도 현지 브랜드로 만들어야"

2023.08.09 10:38:11

"현지 제조·마케팅·특화 제품 등…소비자가 왕"
'메이드 인 인디아' 전략 가속화…프리미엄 제품 수요↑
"中 브랜드와 경쟁 환영…경쟁사인 동시에 고객사"

[더구루=정예린 기자] 박종범 삼성전자 서남아총괄(부사장)이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로컬' 브랜드로 거듭나게끔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중국 기업과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포브스 인도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최근 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인도 소비자가 삼성을 인도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삼성을 로컬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며 "여기에는 현지 제조, 현지 마케팅, 현지화 기능과 제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어 "브랜드는 사라지지 않고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비즈니스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며 "우리는 항상 소비자만을 보고 있으며, 소비자는 왕이고 우리에게 중요하고 유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현지에 구축해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메이드 인 인디아' 전략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인도에 제조 공장 2곳과 연구개발(R&D)센터 5곳,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연구소는 한국을 제외한 해외 R&D센터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노이다 공장은 삼성전자의 단일 스마트폰 공장 기준 최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초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의 전량 현지 제조를 시작으로 인도산 스마트폰 생산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앞서 작년 8월 선보인 갤럭시 Z 폴드4와 플립4의 경우 출시 4개월 만인 같은해 12월부터 인도 생산에 돌입한 바 있다. 최근 출시한 폴드5와 플립5도 노이다 공장에서 만든다. <본보 2023년 7월 28일 참고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갤럭시Z폴드5 ·갤럭시 플립5 생산>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은 엄청난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이다. 전체 인구는 14억 명, 스마트폰 이용자는 5억 명에 달한다. 현재는 저가폰 중심이지만 프리미엄 제품 시장 성장 가능성 등 잠재력이 크다. 

 

박 부사장은 "인도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고 삼성에게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한 곳"이라며 "우리는 인도에서 5G 스마트폰의 급속한 채택과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 증가를 목격했으며, 우리는 (인도에서) 삼성에게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브랜드들의 약진과 이들과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반드시 지양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경쟁사인 동시에 파트너사일 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최근 폴더블폰 등 폴더블 기술은 여러 중국 브랜드에서 채택되고 있다"며 "나는 건전한 경쟁을 믿으며, 그들에게 우리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얻는 이익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보가 인도에서 성공하면 삼성에게 나쁜가?"라고 반문하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기타 종류의 부품들을 중국 브랜드에 소싱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그렇지 않으며, 그들은 우리의 가장 큰 고객사인 동시에 가장 큰 경쟁사"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샤오미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라선 후 올 1분기까지 1위 자리를 수성했다. 2분기 연속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약 20%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비보(17%) △샤오미(16%) △오포(12%) 등이 뒤를 이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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