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마이클 버리가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더불어 미국 주가지수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추가 매수했다.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의 헤지펀드 기업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Scion Asset Management)는 지난 2분기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분기 알리바바 미국 예탁주식(ADS)과 징둥닷컴 미국 주식예탁 증서(ADR)를 매입했으며 올해 1분기엔 그 비중을 늘린 바 있다. 그 결과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에서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비중은 20%로 증가했으며 두 종목의 규모만 2200만 달러(약 294억원)에 육박했다.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외에 총 15개 기업의 주식을 청산했다. 여기엔 JP모건 체이스가 인수한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와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가 인수한 팩웨스트 뱅크코프가 포함됐다. 해당 금융사들은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된 기관들이다.
이와 함께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500 ETF 트러스트’와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풋옵션을 각 200만주씩 매수했다. 두 풋옵션에 대한 총 규모는 16억 달러(약 2조1500억원)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의 약 93%를 차지한다.
지난 2008년 부동산 시장 폭락을 예측하며 유명세를 얻은 마이클 버리는 대표적인 약세론자로 알려져 있다. 올해 1월엔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급등을 예측하며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 국면에 빠져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버리가 CEO(최고경영자)로 있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 기준 2억3330만 달러(약 3100억원)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