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화학이 유럽에서 고흡수성 폴리머(SAP)의 특허 등록을 취소한 결정에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일본 화학사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면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주력 제품인 SAP의 특허권 확대에 차질을 빚게 됐다.
10일 유럽 특허청에 따르면 항소위원회는 지난 7일(현지시간) LG화학의 SAP 특허 등록을 거절한 기존 결정을 지지한다고 판결했다. 청구항에서 특허 취득을 통해 보호받고자 하는 사항을 명확하게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된 특허는 SAP 제조 방법을 담고 있으며 지난 2015년 6월 유럽에 출원됐다. LG화학은 유럽에서 특허권을 취득하려 했으나 일본 화학사 닛폰쇼쿠바이(Nippon Shokubai Co.,Ltd.)의 반대에 부딪혔다. 닛폰쇼쿠바이는 지난 2020년 11월 LG화학의 특허가 특허권의 요건 중 하나인 명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1심 판결에서 최종 승리를 거뒀다.
LG화학은 즉각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허권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SAP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추가 항소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SAP는 자체 무게의 수백 배에 해당하는 순수한 물을 흡수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고분자 물질이다. 1g당 최대 1000g에 이르는 물을 흡수한다. 유아·성인용 기저귀와 여성 위생용품, 보냉·보온용 팩, 전선 방수제 등에 활용된다.
LG화학은 2008년 코오롱의 SAP 사업을 약 900억원에 인수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수 당시 7만 톤(t)에서 작년 기준 50만 t으로 생산능력을 늘리며 주력 사업으로 키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