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축소되면서 사모대출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부동산 사모대출펀드를 잇따라 조성하고 있다. 사모대출펀드는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펀드를 말한다. 지분 투자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낮지만 부동산 담보를 통해 손실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 최근 은행과 증권사가 부동산 PF를 축소하면서 사모대출 수요가 늘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 ESR(e-Shang Redwood Group)은 지난달 3억2500만 달러 규모로 한국 부동산 사모대출펀드를 조성했다. ESR이 한국에서 부동산 사모대출펀드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R은 물류센터·데이터센터·인프라·에너지 전환 등 분야의 부동산 자산에 초점을 맞춰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홍콩계 투자펀드 운용사 SC로위도 앞서 지난 9월 한국 부동산 부문에 초점을 맞춘 사모대출펀드를 설립했다. 특히 세계 최대 국부펀드 가운데 하나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해당 펀드에 출자해 주목을 받았다. SC로위는 홍콩에 기반을 둔 스페셜 시츄에이션 투자 전문 펀드 운용사다. 스페셜 시츄에이션 투자는 자산 본연의 가치나 경쟁력과 별개로 예기치 못한 이벤트로 저평가를 받거나 어려워진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운용사들도 펀드를 조성 중이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 8월 모회사인 삼성생명으로부터 950억원을 조달해 국내 사모대출펀드를 결성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같은 달 525억원 규모로 사모대출펀드를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