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일본 관광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본 내 항공 연료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에 대한 항공유 수입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9일 나리타국제공항회사(NAA)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올해 3월경부터 연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에는 나리타 공항에서 아시아 저가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주당 약 60편의 증편이나 신규 취항이 보류됐다.
항공연료가 부족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급증한 일본 관광 수요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누적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2688만명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인 2506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크게 늘어난 항공 수요 대비 연료 공급력은 악화하고 있다. 일본 정유사는 인구 감소와 탈탄소 흐름에 대응해 휘발유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전제로 원유 정제 능력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왔다. 그 결과 일본 국내 정유소 수는 올해 7월 말 기준 19개로 2000년 36개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
이에 일본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은 항공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6월 민관 TF를 구성하고 7월 ’항공연료 공급 부족에 대한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는 정유사가 각 공항의 수요를 파악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동시에 항공연료의 공급력 확보와 수송체제 강화 등을 추진해 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에 대한 항공유 수입 수요도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제트엔진용 연료 수입액은 올해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8억1584만 달러(약 1조1400억원)에 이르렀는데, 이 중 77%가 한국으로부터 수입됐다.
나리타 공항은 올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정유사로부터 제트연료를 수입했다. 수입규모는 각각 5000kl로 아시아 노선 약 300편의 급유량에 해당한다. 항공연료는 정유소를 경유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수입 건은 전국에서 최초로 나리타 공항 석유 터미널에 직접 반입이 이뤄졌다.
석유연맹은 “일본 국내 생산을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에 따라 한국, 싱가포르, 중국 등으로부터 수입해 항공연료의 안정 공급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