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태국이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위한 법적 토대를 닦는다. 현지 에너지 규제 당국과 원전 관련 기관이 협력해 연구를 진행한다. 2030년대 후반 도입을 목표로 SMR 사업에 고삐를 죈다.
24일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에너지규제위원회(Energy Regulatory Commission, 이하 ERC)는 이달부터 SMR 사업 수행을 위한 법 제반 조사를 시작한다. 현지 원자력평화사무소(Office for Atoms for Peace)와 규제 연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SMR 개발은 태국 전력청이 주도한다. 태국 정부는 앞서 국가 에너지 계획(2024~2037년)에 SMR을 포함시켰다. 300㎿ 규모 SMR 2기를 설치하고 2036~2037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태국이 SMR에 주목하는 이유는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에 있다. 태국은 천연가스를 활용한 전력 생산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그동안 자국 가스전을 통해 수요를 충족해왔으나 매장량이 점차 고갈되면서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캄보디아와 석유 생산 협력도 난항을 겪고 있다. 양국은 올해 초 영유권 분쟁 중인 타이만에서 석유 자원 공동 탐사·생산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천연가스와 원유 모두 생산 확대가 쉽지 않은 가운데 경제 발전에 따라 전력 소비량이 늘면서 대체 에너지원이 절실하다.
태국은 원전에 주목했다. 2022년 11월 미국으로부터 원전 기술 지원에 대한 약속도 받았다. 원전 건설 경험도 있다. 2010년대 초반 5000㎿ 규모 원전 5기를 짓는 사업을 추진했었다.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운영하려 했으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포기했다.
태국 전력청은 SMR 사업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파랏 테피탁(Thapparat Theppitak) 청장은 앞서 중국 하이난 SMR 사업(125㎿) 정보를 얻고자 현지를 찾고 SMR이 글로벌 전력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은 석탄화력보다 2~3배 비싸지만 향후 더 저렴해질 수 있으며, 수명도 60년으로 가스나 석탄화력(약 25년) 대비 2배 길다고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