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이 베트남삼성전략협력실장 부임을 앞두고 처음으로 팜 민 찐(Phạm Minh Chính) 베트남 총리를 접견했다. 베트남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전하며 현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베트남과 동행하며 고성장의 새 시대를 함께 열자고 뜻을 모았다.
13일 베트남 관보 VGP에 따르면 나 부사장은 최주호 부사장과 함께 지난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찐 총리를 만났다.
이번 자리는 오는 3월 1일 나 부사장의 정식 부임을 앞두고 인사 차원에서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앞서 베트남복합단지를 베트남삼성전략협력실로 바꾸고, 수장도 교체했다. 2018년부터 베트남 사업을 이끈 최 부사장의 후임으로 나 부사장을 신임 실장으로 임명했다.
나 부사장은 이날 베트남에서 기존 사업과 더불어 AI·반도체 등 신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베트남의 디지털 전환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투자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삼성이 베트남에서 이룩한 성과도 알렸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은 약 232억 달러(약 34조원)며, 지난해 매출과 수출액은 각각 625억 달러(약 91조원), 544억 달러(약 79조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협력사는 약 306곳에 달한다.
찐 총리는 나 부사장의 부임을 축하하며 삼성의 베트남 전략과 투자 계획을 이어받아 실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삼성과 베트남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삼성의 경영 활동에도 지지를 표했다. 찐 총리는 삼성의 지속가능한 투자와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협력하고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며,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전했다.
찐 총리는 베트남 법인의 경영진에 현지 인재를 포함하고, 베트남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도록 역량 강화를 지원해 줄 것을 주문했다. 삼성과 베트남 부처·기관이 협업해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 내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연구·개발(R&D) 센터 투자를 강화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스타트업·창업을 지원하며, 베트남 내 전략적 투자자로 자리 잡아 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찐 총리는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베트남이 올해 최소 8% 성장률을 이루고, 장기적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고자 한다며 성장 비전을 공유했다. 삼성이 베트남의 경제 성장과 보조를 맞춰 함께 발전하고, 새 시대를 열어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