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호찌민과 박닌 공장에 각각 대규모 태양광 설비를 구축한다.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기반으로 현지에 지속가능한 생산 체계를 확보, 탄소 배출 저감에 앞장선다.
28일 에너지 회사 '토탈에너지 에네오스(TotalEnergies ENEOS)'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에 28메가와트피크(MWp) 규모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의 착공식을 개최했다. 토탈에너지 에네오스는 삼성전자와 20년 기간의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 설치부터 운영,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호찌민 가전 공장에 들어설 태양광 시스템은 4만5000개 이상의 모듈로 구성된다. 연간 4만 메가와트시(MWh) 이상의 재생 가능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 설비를 통해 생산된 에너지는 삼성전자 시설 운영에 필요한 전력의 약 26%를 공급하며, 매년 2만6000톤(t)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베트남 공장 내 태양광 시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닌 생산법인(SEV)도 CME 솔라 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옥상 태양광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박닌 공장에는 1단계로 2.38 MWp 규모의 태양광 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다. 연간 약 259만 킬로와트시(kWh)의 청정 전력을 생산하고, 2460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CME 솔라 인베스트먼트가 시스템 설계, 건설, 운영을 모두 담당한다.
호찌민 가전복합단지와 박닌 생산법인을 시작으로 베트남 내 모든 공장으로 태양광 설비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에 발 맞추고 RE100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RE100에 가입, 오는 2027년까지 해외 사업장과 DX부문의 전체 사업장을 재생에너지 100%로 전환하고 오는 2050년까지 국내 생산시설을 포함한 모든 사업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춘기 삼성전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 법인장(상무)"이번 태양광 프로젝트는 단지 에너지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술이 운영 효율성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되는 포괄적인 혁신의 시작"이라며 "이 프로젝트가 지역 사회와 환경에 실질적인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루 부자투 토탈에너지 에네오스 재생에너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은 "삼성전자의 친환경 에너지 파트너가 돼 영광"이라며 "토탈에너지 에네오스는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에너지 수요 충족을 지원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지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 △박닌 생산법인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등 총 4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1995년 호찌민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려왔다. 특히 스마트폰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연간 1억5000만 대 가량을 베트남 생산기지에서 제조한다. 누적 투자액은 232억 달러, 고용 인력은 약 9만 명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