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존스홉킨스대와 차세대 냉각 기술 핵심 '열전 소재' 실증 성공

2025.05.23 15:10:57

CHESS 기술로 기존 열전 소재 성능 2배 향상…고체 냉각 상용화 첫걸음
압축기 없는 냉각 가능해져…소형냉장고부터 대형 HVAC까지 확장 '기대'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손잡고 차세대 냉각 기술의 핵심인 열전 소재 실증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소재 개발을 넘어 상용 냉각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3일 존스홉킨스 응용물리학연구소(APL)에 따르면 APL과 삼성전자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는 최근 'CHESS(Controlled Hierarchically Engineered Superlattice Structures)'라 불리는 박막 열전 소재를 활용, 기존 벌크 소재 대비 냉각 효율을 최대 2배 이상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나노 엔지니어링 박막 열전 소재로 실용적인 고체 냉각 구현(Nano-engineered thin-film thermoelectric materials enable practical solid-state refrigeration)'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CHESS는 APL이 지난 10년간 개발해온 나노 구조 기반 열전 플랫폼 기술이다. 보철물의 비침습 냉각 치료 같은 국방·의료 분야 특수 용도로 고안된 이 기술은 지난 2023년에는 'R&D 100 어워드'를 수상하며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실험실 차원을 넘은 상용 시스템 수준에서의 효율성 검증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전력 대비 냉각 성능을 나타내는 열전 지수(ZT) 기준, 기존 열전 소재 대비 재료 수준에서 100%, 모듈 수준에서 75%, 시스템 수준에서 70% 향상된 성능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소형 냉장고나 센서 냉각 등 제한된 용도에만 쓰이던 벌크 열전 소자가 일반 냉장고는 물론 건물용 냉난방공조(HVAC)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소자 공정 최적화, 냉각 모듈 설계·제작, 실제 냉장고에 적용한 테스트까지 실증 과정 전반을 주도했다. 특히 실온인 약 25도에서 작동하는 상용 냉각 시스템에 CHESS 모듈을 적용하고, 전력 소모 대비 냉각량을 정밀 측정해 효율성을 입증했다. CHESS 기술이 실험실 수준의 기술에 그치지 않고 양산과 응용이 가능한 수준임을 보여준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소재 사용량이다. CHESS 박막은 벌크 소재의 1000분의 1 수준의 재료만으로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반도체 공정 기반 대량 생산이 가능해 대량 양산 체제를 갖추는 데도 유리하다. 실제 연구진은 고효율 위성용 태양전지나 LED 생산에 쓰이는 MOCVD(금속 유기화학 기상증착) 공정을 통해 이 박막을 생산했다.

 

APL은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CHESS 기술을 냉장고는 물론 고성능 서버의 열 제거, 휴대용 냉각 시스템, 궁극적으로는 건물 전체의 냉방 시스템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냉각 효율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할 계획이다.

 

라마 벵카타수브라마니안(Rama Venkatasubramanian) APL 수석 연구원은 "새로운 열전 소재를 사용한 이번 시연은 나노 엔지니어링 CHESS 박막의 성능을 보여준다"며 "이는 냉각 기술에서 중대한 도약을 의미하며, 열전 소재의 발전을 실용적이고 대규모이며 에너지 효율적인 냉각 응용으로 전환하는 데 기반을 마련해준다"고 밝혔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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