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유통시장...'적과의 동침' 확산

2025.08.03 06:00:00

벤슨·스타벅스 콜라보...유통라이벌 한화·이마트 '맞손'
성장 한계 대형마트, 이커머스 입점으로 돌파구 모색

[더구루=김명은 기자] 내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자 유통업계가 기존의 틀을 깬 과감한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흐름 속에서 경쟁사끼리도 손을 잡는, 일명 '적과의 동침'이 잇따르고 있다. 각자 실리를 챙기기 위한 전략적 협업은 앞으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3일 한화갤러리아에 따르면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자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을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두 브랜드의 만남은 매월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새로운 F&B(식음료) 콘텐츠를 제안하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테이스티 저니' 프로젝트를 통해 성사됐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벤슨의 시그니처 메뉴인 '저지밀크&말돈솔트'와 '버터프렌치토스트'가 미니컵 형태로 5000원대에 기간 한정으로 판매된다. 단, 판매 기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벤슨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지난 5월 서울 강남 압구정로데오에 첫 매장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스타벅스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벤슨과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양쪽 모두 각자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고려해 이번 콜라보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에 2000여개 매장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에 입성함으로써 신생 브랜드 벤슨은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스타벅스 역시 다른 디저트 전문점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벤슨을 통해 새로운 고객 유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쟁사가 손을 잡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에 따라 두 브랜드의 협업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잡는 '코피티션(copetition·협력과 경쟁의 합성어)'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벤슨과 스타벅스의 모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이마트 역시 유통 분야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이 두 브랜드의 협업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유통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을 대표하는 대형마트 업계도 라이벌과의 협업으로 눈길을 끈다. 자사 매장과 몰에서만 판매하던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이커머스에 입점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 PB '오늘좋은'이 최근 쿠팡에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이마트 PB '피코크' 제품은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하는 '샛별배송'으로 이름을 알린 컬리에서 판매 중이다. 홈플러스도 지난 5월부터 쿠팡에 입점해 PB '심플러스'의 화장지, 물티슈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킴스클럽의 PB '오프라이스' 제품도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PB 제품의 이커머스 입점은 매출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경쟁업체와의 협업은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은 기자 mania@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