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명은 기자] 대만 맥도날드가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인 '오징어버거'를 벤치마킹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 맥도날드의 '불고기버거' 등 레시피가 해외에 수출된 적은 있지만 경쟁사의 인기 메뉴가 출시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대만 내 K-푸드 열풍을 짐작할 수 있는 가늠자로 평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맥도날드는 지난 27일부터 10월 7일까지 대만 전역에서 '해산물 오징어 축제' 프로모션을 통해 총 3종의 신메뉴를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우선 한식 스타일의 '더블비프 오징어버거'와 '오징어버거'를 론칭하고 내달 '일식 돈까스 오징어버거'를 추가로 선보인다. 이들 신메뉴는 모두 오징어 패티를 기반으로 해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특히 더블비프 오징어버거는 오징어 패티의 쫄깃함과 100% 순쇠고기 패티 2장이 만나 풍성한 식감을 자랑한다. 한국식 바비큐 소스와 김치 소스를 더해 깊은 한식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식 오징어버거는 오징어 패티 본연의 맛에 집중해 신선한 해산물 풍미를 극대화했다.
맥도날드가 경쟁사인 롯데리아의 인기 제품을 변형하고 응용한 전략을 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맥도날드의 시도를 단순한 제품 모방이 아닌 '전략적 차별화'로 평가하고 있다. 핵심 재료인 오징어 패티는 같지만, 롯데리아가 단일 패티 구성에 집중했다면 맥도날드는 한식·일식 퓨전 조합을 통해 다양성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맥도날드에서 개발한 '불고기버거'와 '김치버거'가 대만 맥도날드에 레시피가 수출된 적이 있다. 당시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K-푸드의 저력을 입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K-푸드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 전략에 영향을 미칠 만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면서 "이제는 한국 음식이 '현지화 대상'이 아니라 '참고할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