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명은 기자] '배달의민족'의 모회사인 독일 배달 플랫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의 스페인 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플랫폼 종사자의 법적 지위를 두고 현지에서 불거진 대규모 분쟁으로 인해 자회사인 '글로보(Glovo)'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이슈는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과도 맞물려 있으며, 향후 대응 수위에 따라 업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스페인 사회보장청(Seguridad Social)은 3일(현지시간) 글로보에 배달 인력을 '자영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간주해야 한다는 이른바 '라이더법(Rider Law)'을 위반했다며 총 4억5000만 유로(약6700억원)에 달하는 사회보장세 미납금 및 벌금을 부과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글로보가 현행 사업 구조만으로는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없으며, 본사의 추가 재정 지원 없이는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딜리버리히어로가 최근 공개한 2025년 1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글로보가 스페인에서 직면한 노동법 관련 제재와 사회보장청의 재정 부담 청구가 회사 운영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보의 법적 리스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노동자 지위 재분류와 관련된 잠재 비용이 최대 9억2300만 유로(약 1조40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연이자, 추가 벌금, 부가가치세 청구 등을 포함한 수치다.
글로보는 배달원들을 자영업자로 계속 간주하고,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딜리버리히어로도 재분류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아직까지 회계상 충당금은 설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보는 지난 201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배달 플랫폼으로, 음식은 물론, 약,생필품, 심지어 서류까지도 사용자가 원할 때 즉시 배달해주는 다목적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로 유명하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2018년부터 글로보 지분을 순차적으로 인수해 2022년에는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플랫폼 종사자의 법적 지위' 논란의 상징적 사례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글로보의 향후 대응 수위에 따라 유럽 내 배달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딜리버리히어로의 글로벌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