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아모지가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KBR과 손잡고 암모니아 기반 수소 생산 기술 실증에 나선다. 아모지는 이번 협력을 통해 청정 수소 생산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고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모지는 16일(현지시간) KBR과 암모니아-수소 전환 솔루션을 발전시키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암모니아 분해 촉매 응용 평가와 기술 발전을 추진하고, 암모니아를 글로벌 탈탄소화와 수소 경제 확산의 핵심 요소로 만드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아모지의 독자적 루테늄(Ruthenium) 기반 암모니아 분해 촉매를 KBR의 수소 생산 플랫폼에서 상업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한다. 해상·산업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활용 여부를 평가한다. 향후 지속적으로 정례적인 지식 교류와 공동 시장 탐색, 아모지 촉매가 통합된 KBR 시스템 실증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모지의 촉매는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해하는 화학 반응을 효율적으로 돕는 핵심 물질이다. 촉매를 사용하면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빠르게 수소를 생산할 수 있으며, 산업 현장이나 해상 플랫폼 등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아모지가 보유한 촉매 포트폴리오는 귀금속 기반과 비귀금속 기반 조성을 모두 포함해, 다양한 조건과 비용 구조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촉매는 라이선싱이나 직접 판매 방식으로 공급돼 청정에너지 산업 전반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KBR은 전 세계 정부와 기업에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다. 약 3만7000명의 직원이 전 세계 29개국에서 활동하며, 80개국 이상의 고객사에 기술과 부가가치 서비스, 장기 운영·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소 분야에서는 스팀 메탄 개질 기반 블루수소 생산 기술 'H2KPlus'와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하는 'H2ACT'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소 경제 전환과 청정 에너지 확산을 지원하고 있다.
아모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한국인 2명이 2020년 창업한 회사다.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열과 촉매제를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과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선박용 연료전지 외 5kW급 드론, 100kW급 트랙터, 클래스8 트럭에서 암모니아 연료전지 실증 테스트도 완료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사업 확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독일 그린수소 기반 연료 생산업체 '하이투젠(Hy2gen)’, 미국 화학사 ‘LSB인더스트리’, 덴마크 자치령 페로제도 해운사 '스칸시 오프쇼어’, 노르웨이 전기시스템 통합 업체 '심(Seam)’, 일본 최대 종합상사 ‘이토추 상사’ 등과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본보 2024년 4월 4일 참고 'SK이노 투자' 아모지, 日 종합상사 이토추와 선박용 암모니아전지 상용화 협력>
암모니아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용이한 운송성 덕분에 수소 경제 확산을 위한 핵심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순수 수소는 낮은 체적 밀도로 인해 대량 운송이 어렵지만, 암모니아는 기존 글로벌 인프라를 통해 수송이 가능하며, 이를 수소로 다시 분해할 경우 산업, 운송, 발전 등에서 활용 가능한 탄소 없는 연료원을 제공할 수 있다.
우성훈 아모지 최고경영자(CEO)는 "KBR의 수소 기술 리더십은 아모지가 글로벌 수소 운반체로서 암모니아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아모지의 촉매 전문성과 KBR의 기술 플랫폼을 결합해 청정하고 확장 가능한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