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美 조선소 인수 협상 진행"

2025.09.19 08:31:22

미국 함정 시장 진출 위해 현지 조선소 인수 논의
미 해군 군함 건조로 2035년까지 연간 3조원 매출 목표

 

[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미국 조선소 인수 협상에 나선다.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를 인수해 미국 내 선박 건조 사업에 진출한 것처럼 현지 조선소 인수로 미국 내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35년까지 미 해군 군함 건조로 연간 22억 달러(약 3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HD현대는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조선소 인수를 논의 중이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언젠가는 미국에 제조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협상에 참여하는 기업명과 잠재적 투자 규모를 밝히지는 못하지만 "현지 조선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해군력 격차가 벌어지고 미국의 군함 건조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은) 불가피하게 조선 시장을 개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단기적인 선박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동맹국들이 이미 구축한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사업을 하려면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현지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두고 여러 기업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상무는 현재 미국 내 조선소의 선박 건조 어려움으로 숙련된 노동력 부족과 법률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국 조선소의 노동자 다수가 1년 이내에 퇴사해 인력 유지가 힘들다"며 "페루조선소 협력을 경험으로 보아 미국 근로자들을 훈련시켜 생산성을 높이는 데 3년에서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조선 산업의 재건의 조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본보 2025년 4월 11일 참고 [단독] HD현대중공업, 페루 조선소 협력 확대 검토...남미 군함 시장 공략 박차>

 

이민 정책도 지적했다. 최근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의 배터리 공장에서 수백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체포된 이후 한국 기술자들에 대한 비자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외국 기업의 선박 건조를 제한하는 미국법률도 해결 과제 중 하나이다. 존스법(Jones Act)으로 잘 알려진 미 해운·조선업 보호법은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모든 화물 운송을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국적을 가진 선박으로만 제한하고 있는 반면,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mendment)은 외국 조선소의 군함 건조를 금지하고 있다.

 

정 상무는 "미국 의회가 외국 기업들이 미국을 위해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해당 법들에 대한 수정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100년이 넘은 법률이 완전히 폐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 수주잔고를 보유한 조선소는 21곳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와 제너럴 다이내믹스(GD.N)가 운영하는 나스코 조선소와 배스 아이언 웍스, 미국 최대 방산 조선그룹인 헌팅턴 잉걸스의 잉걸스 조선소,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뉴포트 뉴스 조선소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MRO)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들 중 헌팅턴 잉걸스과 '함정동맹'을 맺고 조선 기술을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 4월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과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보 2025년 4월 8일 참고 HD현대중공업, 헌팅턴 잉걸스 MOU...'MRO만 11조' 美 함정 시장 공략 본궤도>

 

미 해군은 전투함 수를 295척에서 2054년까지 39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헌팅턴 잉걸스의 생산 능력으로는 불가능하자 HD현대의 공정 노하우를 활용, 조선소의 생산성을 30~50% 이상 높일 계획이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K-조선과 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HD현대미포를 흡수 합병,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출범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은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장 확대와 기술력 고도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이다. HD현대중공업의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과 기술력을 HD현대미포의 함정 건조 적합 독(dock) 및 설비 등과 결합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군함 시장에서 전투함, 잠수함, 지원함, 무인함 등을 수주해 방산 시장에서 2030년까지 7조원, 2035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길소연 기자 k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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