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톰, 세르비아 원전 협상 착수

2025.09.22 11:05:32

한수원·佛 EDF 등과도 접촉…EU 반발이 최대 변수

 

[더구루=홍성일 기자]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Rosatom)이 세르비아 당국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협상에 시작했다. 35년 만에 원전 금지 조치를 해제한 세르비아는 한국과 프랑스와도 접촉하는 등 발전소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몸칠로 바비치(Momčilo Babić) 주러시아 세르비아 대사는 최근 러시아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로사톰과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에 대한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했다"며 "몇 년 내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세르비아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1986년) 이후인 1989년부터 원전 건설 중단 조치를 이어왔다. 세르비아가 원전 건설 중단 조치를 해체한 것은 지난해 11월로, 조치가 개시된 지 35년만에 결정이었다. 세르비아 정부가 35년간 이어온 원전 건설 중단 조치를 해체한 배경에는 가파른 에너지 소비 증가세가 있다. 빠르게 경제를 성장시키고 있는 세르비아는 2050년까지 에너지소비가 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2040년까지 원자력 발전을 통해 1GW(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세르비아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원전 건설을 원하는 이유로 꼽힌다. 세르비아는 지난 2009년 EU 가입을 신청한 이후 2012년부터 가입 후보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12개 분야에서 가입 협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EU가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로부터 결별할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고, 2028년에는 영구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로드맵을 확정한 상태다.

 

세르비아는 현재 전체 전력의 85% 이상을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상당수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의 경우 상당한 할인 혜택을 받고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통해 에너지 주권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세르비아는 현재 로사톰 외에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프랑스 국영전력기업 EDF와도 접촉한 상태다. 한수원과는 이달 초 원전과 수소 협력에 대한 2건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EDF와는 지난해 원자력 에너지 활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 개발을 의뢰한 바 있다.

 

업계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원자력 발전 관련 논의를 진행한 만큼 러시아가 수주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정부가 차관 등 금융혜택을 제공하면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EU의 반발이 마지막까지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EU가 이 문제에 대해서 영향을 미치지는게 쉽지 않고 세르비아도 이익에 따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최종결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성일 기자 hong62@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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