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베트남 데이터센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5년 후 5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히 친환경 데이터 센터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코트라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베트남 데이터센터 시장 매출이 2025년 25억7000만 달러(약 3조6500억원)에서 2030년 35억4000만 달러(약 5조300억원)로 연평균 약 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태티스타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른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인프라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봤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탤리전스는 "베트남 데이터센터 시장은 인프라 가용성과 안정성을 기준으로 분류되는 '티어 3' 등급 시설이 지난해 기준 약 90%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데이터센터 시장은 더 높은 안정성과 무중단 운영을 보장하는 상위 등급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 무중단 운영과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최고 등급인 '티어 4' 시설은 2024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단순 데이터 저장을 넘어 AI 연산, 고성능 컴퓨팅(HPC) 등 미션 크리티컬(업무 수행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기업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베트남 데이터센터 시장은 '친환경'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가지로 주목받는다. 호앙 반 응옥 비에텔IDC 대표는 "대형 고객사들이 서비스 계약 조건으로 녹색 표준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며 "녹색 데이터센터 구축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확산세 덕분에 전력 시장 역시 커질 전망이다. AI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는 기존 대비 2~5배 많은 전력을 소비하며, 냉각수 사용량도 급증한다. 전력 인프라가 충분히 안정적이지 않은 베트남에서는 이러한 에너지 집약형 설비의 확대는 국가 전력망에 부담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 불안정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이 제한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이에 대응해 베트남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발전설비 총용량을 2023년 15만500㎿(메가와트)에서 2025년 18만3000~23만6000㎿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2024년 7월 개정 통신법을 발표해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분야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 제한을 완전히 철폐했다. 이로써 외국 기업이 데이터 센터를 100% 단독 소유하고 운영까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