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배달의민족' 모기업인 독일계 글로벌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가 대규모 신주 발행에 나선다. 이번 신주 발행은 일반적인 자금 조달 목적의 유상증자가 아니라, 임직원들에게 약속했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및 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에 따른 것이다. 전환사채(CB) 전환이 아닌 승인자본을 활용한 유상증자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구조다.
28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장기 인센티브 프로그램(LTIP·LTIP 2.0)과 임직원 주식매입제도(ESPP)에 따른 보상 결제를 위해 187만2700주의 신규 기명 보통주를 발행했다. 해당 신주는 회사가 보유한 2025/I 승인자본을 활용해 발행됐으며, 주주총회 결의와 이사회 결정, 감사위원회 동의를 모두 거쳤다.
이번에 발행된 신주는 LTIP·LTIP 2.0에 따라 확정된 제한주식단위(RSU)와 ESPP 매칭 주식 결제 물량이다. 참여 임직원들은 RSU에 따른 주식 인도 청구권이나 ESPP 매칭 주식에 대한 권리를 회사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신주를 인수했다. 발행가는 독일 주식법상 최소 발행가인 주당 1유로로 책정됐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번 신주에 대해 유럽연합(EU) 증권신고서 규정 제1조 제5항 (h)에 따른 면제 조항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별도의 증권신고서 없이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규제시장 내 상장을 신청했다. 자본금 증액은 지난 5일 독일 상업등기부에 이미 등기 완료됐다.
이와 맞물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27일 독일 증권거래법(WpHG) 제40조에 따라 주요 주주의 의결권 변동 공시도 함께 공개했다. 공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주식과 파생상품 등 금융 인스트루먼트를 합산해 약 14.8% 수준의 의결권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신주 발행으로 총 의결권 수가 증가한 가운데, 주요 금융기관의 포지션 변화가 시장에 공식적으로 반영됐다는 의미다.
신주는 기존 보통주와 동일한 권리를 가지며, 지난해 1월 1일부터 전면적인 배당 권리가 부여된다. 거래소 상장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실제 거래는 다음 달 초 시작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기 자금 조달이나 재무 구조 변화로 보기보다는, 글로벌 인재 확보와 장기 성과 연동 보상 체계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정례적 조치로 평가한다. 발행 물량이 전체 주식 수 대비 제한적인 만큼 주가 희석 영향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금 유출 없이 임직원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 특유의 보상 구조로, 중장기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의 핵심 자산은 결국 사람"이라며 "주가 흐름에 따라 희석 우려가 제기될 수 있으나,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얻는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이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앞으로도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성과 기반 보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임직원 인센티브 정책을 운영해 나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