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글로벌 담배 기업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비연소 제품을 축으로 한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담배 기업 이미지를 넘어 '담배연기 없는(smoke-free)'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공중보건과 산업 구조 변화에 새로운 성장 전략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31일 BAT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비연소 제품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끌어올리고, 관련 제품 이용자를 5000만명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지난 2024년 기준 BAT의 비연소 제품 매출은 34억 파운드(약 6조6900억원)로 전체 매출의 18%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군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비연소 제품 소비자 수는 이미 305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전환의 중심에는 과학 기반 연구개발(R&D) 투자가 있다. 지난 2024년 영국 사우샘프턴에 3000만 파운드를 투입해 이노베이션 캠퍼스를 설립하고, 독성학·생명공학·전자기기 안전 분야 전문가 400명을 배치했다. 2012년 이후 비연소 기술 관련 특허는 8000건 이상, 과학 연구 성과는 265건을 넘어섰다.
BAT는 비연소 제품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줄이는 위험 저감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니코틴 파우치 사용 시 독성 물질 노출 수준이 완전 금연과 유사하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BAT는 이러한 연구 데이터를 '옴니(Omni™) 프로젝트'를 통해 규제 당국과 학계,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다만 비연소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장벽도 여전하다. 니코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국가별 규제 불확실성은 업계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공공정책 전문가 다수가 여전히 니코틴을 흡연 관련 질병 직접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인식 간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다.
산업 전환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적지 않다. 영국에서 BAT는 연간 약 3억 파운드를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고 있으며, 7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서유럽에서는 포르투갈을 전략 시장으로 삼아 최근 리스본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비연소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BAT는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와 책임 있는 규제 논의를 바탕으로 비연소 제품 전환을 지속 추진하며, 소비자 인식 개선과 정책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담배연기 없는 사회'라는 장기 목표에 다가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