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일본이 엔비디아(NVIDIA)와 손잡고 차세대 과학 기술의 핵심인 인공지능(AI)과 양자 컴퓨팅 통합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일 양국을 대표하는 국립 연구소와 글로벌 IT 기업들이 결집한 이번 협력은 '과학을 위한 AI(AI for Science)' 국가 전략 아래,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29일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 리켄(RIKEN)에 따르면 △리켄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ANL) △일본 후지쯔 △엔비디아는 'AI 및 고성능컴퓨팅(HPC) 분야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력의 목적은 차세대 슈퍼컴퓨터 아키텍처 개발과 더불어, 양자 컴퓨팅과 AI 슈퍼컴퓨터를 매끄럽게 통합하는 양자·고성능 컴퓨팅(HPC) 하이브리드 생태계 조성이다.
이번 협약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양국의 국가 프로젝트와도 긴밀히 맞물려 있다. 일본은 현재 가동 중인 슈퍼컴퓨터 후가쿠(Fugaku)의 후속 모델인 후가쿠 넥스트(FugakuNEXT) 개발에 엔비디아와 후지쯔의 기술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에너지부(DOE)의 첨단 기술 연구개발(R&D) 전략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과도 연계해 범국가적 AI 플랫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협력의 구체적 분야는 △차세대 HPC·AI 최적화 아키텍처 프로토타입 제작 △개방형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AI 기반 실험 자동화 로봇 워크플로우 개발 등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자사의 가속 컴퓨팅 플랫폼을 활용해 소재과학, 신약 개발, 기후 변화 등 대규모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기초과학 연구 속도를 크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고노카미 마코토 리켄 이사장은 "이번 4자 협력을 통해 HPC, AI, 양자 기술을 통합한 과학을 위한 AI 이니셔티브를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과제 해결과 과학적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일본의 슈퍼컴퓨팅 노하우와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경쟁력을 결합, 양자 컴퓨팅의 실용화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후지쯔가 개발 중인 차세대 프로세서 모나카(MONAKA)와 엔비디아 GPU의 시너지가 향후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