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LA경찰국(LAPD)이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폿'(Spot)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무장 강도들과의 대치 상황에서 경찰관 안전보호 등 치안 업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10일 LAPD에 따르면 마이클 무어(Michel Moore) LAPD 경찰국장은 지난 8일 열린 경찰위원회 회의에서 스폿 구매를 제안했다. 무어 국장은 "특수기동대(SWAT)가 접근하기 어려운 건물 내부에서 저항하는 무력 강도들을 통제하기에는 스폿이 제격"이라며 "기존 작전 수행에 사용하는 바퀴 달린 로봇은 한계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의원 사이에서 스폿의 가격과 향후 논란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결국 만장일치로 통과, 시의회에 스폿 구매 승인서를 전달했다.
승인서에는 스폿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을 경찰 재단에서 직접 마련하겠다는 조건이 붙었다. 경찰 작전 수행을 위해선 특수 흡착 패드 ‘스마트 그리퍼’ 등이 장착된 최고급 모델을 구입해야 한다. 이 같은 기능을 모두 갖춘 스폿의 가격은 대당 27만7917 달러(한화 약 3억8188만원)에 달한다. 기본 스폿 가격(7만4000 달러)보다 약 4배 비싼 가격이다.
특히 작전 수행을 위해 스폿을 투입할 경우 드론 사용과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겠다는 운영계획을 마련했다. 일반 대중 감시용이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다. LAPD는 저격수를 배치한 무장 강도와의 대치 등 경찰관들이 안전 위협이 높은 상황에만 드론을 투입하고 있다. 당초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작전 수행을 예고했으나 시민 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투입 전 현장 지휘자의 차상급 지휘관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작전 수행을 위해 스폿을 구매하는 미국 경찰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LAPD에 앞서 플로리다주와 매사추세츠주 등 경찰 역시 이미 스폿을 활용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최근 독일 경찰도 스폿을 추가 구매하고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기 위한 테스트에 돌입했다. <본보 2022년 10월 29일 참고 독일 경찰,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폿' 임무수행 강화>
스폿 사용을 중단한 기관은 뉴욕 경찰국(NYPD)이 유일하다. 지난해 스폿 현장 투입이 유색인종 차별 논란으로 확산되며 철회됐다.
스폿은 글로벌 기업들의 다양한 산업현장에도 투입되고 있다. 포드와 아우디는 3D 스캔 작업을 스폿으로 수행하고 있다. 공장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시설 전체를 상세히 스캔한다는 점을 높게 샀다. 글로벌파운드리도 자체 팹에 스폿을 쓰고자 테스트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