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상무] <中> 女風의 시대, 서민정·이경후·담경선 뉴리더 꿈꾼다

2023.01.24 07:00:01

기업 핵심 사업·ESG 경영 등 중책 맡아
미래 성장 견인·사회적 책임 실현 주도

 

[더구루=김형수 기자] 유통업계에서 MZ세대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1980~90년대에 태어난 오너가(家) 딸들이 기업 핵심 사업, ESG 경영을 이끄는 중책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서민정 아모레퍼시픽 담당,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 등이 가져올 변화의 바람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며 이들 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에게는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할 실현을 주도해야 하는 특명이 주어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장녀 서민정씨는 세간의 이목을 끌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에서 담당으로 핵심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서 담당은 설화수와 헤라 등 럭셔리 브랜드 등 아모레퍼시픽 전체 매출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브랜드 업무를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서 담당이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요 해외 시장으로 분류되는 중국에서의 실적 반등이 직면한 중요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 아모레퍼시픽이 아시아에서 올린 매출은 27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아시아 지역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40% 하락한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워 중국에서의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서 담당은 중국 시장에서의 설화수 의존도를 낮추고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수익성 제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 유학 경험을 지닌 서민정 담당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배경이다.

 

1991년생 서 담당은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했다가 6개월 만에 퇴사해 중국 장강상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했다. 2019년 아모레퍼시픽 본사 뷰티 영업전략팀 프로페셔널(과장)을 맡으며 복귀를 알렸다. 지난해 초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전략실에서 럭셔리 브랜드 디비전 AP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관련 업계에선 수년간 이어져온 불황을 타개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너일가 특유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젊은세대의 참신한 감각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의 활약도 눈에 띈다. 브랜드 전략실장을 맡아 문화 사업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경영리더가 담당하고 있는 문화 사업은 CJ그룹이 선정한 4대 미래 성장엔진 가운데 하나다.

 

CJ ENM은 문화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21년 글로벌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츠 지분 80%를 인수한데 이어 미국 미디어 기업 바이아컴CBS와 콘텐츠 공동 제작·투자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드래곤플라이와 신규 스토리 IP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경영리더는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목표로 내건 CJ ENM 브랜드 및 콘텐츠 역량 강화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KCON)' 등을 흥행시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은 2020년 일본 넷플릭스가 발표한 '2020년 일본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작품 톱10'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가장 오랜 기간 '오늘의 톱10 콘텐츠'에 이름을 올렸다. 제4차 한류 붐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85년생 이 경영리더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2011년 CJ 기획팀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CJ오쇼핑 상품 개발과 방송 기획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2016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에서 일했다. 2017년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 상무대우로 승진한 데 이어 같은해 11월에는 상무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21년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장녀 담경선씨는 그룹 경영과 거리가 먼 재단 일을 맡고 있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오리온재단에서 상임이사로 일하며 기업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그는 미국 뉴욕대를 졸업하고 컨설팅 회사를 거쳐 2010년 오리온에 입사했다. 오리온의 과자 브랜드 '마켓오' 사업부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당시 현장에서 경영 수업을 받는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결혼 이후엔 재단으로 출근지를 옮겼다. 


담 이사는 오리온 재단에서 펼치는 사회공헌사업에 두루 관여하고 있다. 오리온재단은 국내에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전개 △국군의 날 행사 후원 및 신병훈련소 초코파이 지원 △제주도 지역사회 지원 프로그램 운영 △아동 조식지원 사업 전개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베트남에서는 △베트남대학교 연구지원 △국립베트남농업대학교 장학금 지원 △농촌 농기계 지원 △안전한 학교 문화 조성 캠페인 전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불황으로 유통업계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젊고 참신한 감각과 오너 특유의 결단력, 선행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결합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수 기자 kenshi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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