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뉴스케일파워 최대 주주'인 미국 엔지니어링 기업 '플루어'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컨소시엄이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신규 원전 2기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한발 더 다가섰다. 루마니아 주요 원전 프로젝트에 잇따라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19일 플루어에 따르면 루마니아 원자력공사(이하 SNN) 자회사 에네르고누클레어(EnergoNuclear)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플루어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 설계 단계에 대한 '사전착수허가(LNTP)'를 수여했다. 컨소시엄은 플루어와 △캐나다 캐나다 앳킨스레알리스(AtkinsRéalis) △미국 사전트 앤 룬디(Sargent & Lundy)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리어(Ansaldo Nucleare)로 구성됐다.
플루어 컨소시엄은 사실상 체르나보다 3·4호기 사업을 수주했다. LNTP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 특성상 본 계약이 최종적으로 체결되기 전 일부 건설 작업 등을 제한적으로 미리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승인이다. 실제로 프로젝트 진행에 돌입하는 만큼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수주 확정 직전 단계로 볼 수 있다. '팀 플루어'는 △엔지니어링·건설 계획 개발 △업데이트된 비용 견적·일정 △예비 핵 안전 평가 보고서 △엔지니어링 문서 등을 제공해 루마니아 당국이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 프로젝트에는 앳킨스레알리스가 공급하는 캐나다 가압중수로형 원자로인 캔두(CANDU)가 설치된다. 원자로 구축에는 약 70억 유로(약 10조331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정부가 30억 캐나다달러(약 2조9810억원)을 지원한다.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다 원전 3·4호기를 각각 2030년·2031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SNN은 현재 체르나보다 원전 1·2호기를 운영 중이다. 1·2호기에는 720MW(메가와트)급 캔두 원자로가 설치됐다. 체르나보다 원전 1·2호기는 약 1.4GW(기가와트) 규모 전기를 생산, 루마니아 전기 수요의 약 20%를 충족한다. 3·4호기가 건설되면 전력 생산량은 2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이 가시화되며 원전 인프라 수요 증가가 예상돼 국내 기업에도 수주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작년 6월 한전기술,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1억9500만 유로(약 2600억원) 규모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건설 사업을 따낸 바 있다. 올 6월 착공했으며 오는 2027년 9월 준공할 예정이다.
플루어는 루마니아 원전 사업에 다수 참여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체르나보다 3·4호기 신규 건설 외 사전트 앤 룬디와 협력해 체르나보다 1·2호기 설비를 개선한다. 사업비는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또 루마니아 ‘로파워 뉴클리어’와 함께 SNN이 추진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사업에도 참여한다. 작년 기본설계(FEED) 1단계를 수행한 데 이어 지난 7월 FEED 2단계 계약을 맺었다. <본보 2024년 7월 25일 참고 美·루마니아 소형원전 협력 합의…'뉴스케일 최대주주' 플루어 참여 확정>
피에르 베첼라니 플루어 LNG & 파워 사업부 사장은 "원자력 에너지는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안전하고 깨끗한 기저부하 전기의 원천"이라며 "플루어는 루마니아와 동유럽을 위한 이처럼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