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 인도 시장 진출 추진에 대한 신호가 감지됐다. 테슬라는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와 현지 쇼룸을 마련하기 위한 전시 공간을 물색하고 있다. 테슬라가 인도 시장에 관심을 나타낸 것은 지난 4월 현지 투자 계획을 보류한 이후 처음이다. 쇼룸 마련 이후 현지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 건설 논의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도 부동산 개발업체 DLF(Delhi Land & Finance)와 현지 쇼룸 구축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뉴델리 DLF 에비뉴 몰과 구루가온 DLF 사이버 허브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유력 후보지는 DLF 애비뉴 몰이다. 이곳은 일본 유니클로와 스페인 망고, 영국 마크스엔스펜서 등 많은 외국계 기업이 입주해 있는 쇼핑몰이다. 무엇보다 테슬라 쇼룸으로 쓰기에 적절한 8000㎡ 규모 전시 공간을 확보하기에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는 이들 후보지 외 다른 부지도 살펴보고 있으며, 아직 탐색 단계를 거치고 있는 만큼 DLF 포함 다른 업체들과도 협상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슬라가 처음 인도에 자사 차량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2016년 4월이다. 테슬라는 당시 인도에서 모델3의 사전 주문을 시작했다. 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차량은 인도되지 못했으며 당시 계약했던 사람들은 계약금을 돌려받았다.
테슬라가 그동안 인도 판매를 미룬 것은 관세 때문이었다. 인도 정부는 수입 전기자동차에 70%에서 최대 100%에 달하는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2021년부터 인도 정부에 관세 인하를 요구했었다.
이번 쇼룸 마련으로 테슬라 인도 기가팩토리 건설 논의가 다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가 수입을 통한 판매를 시작한 이후 현지 생산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가 올 3월부터 수입 자동차 업체를 유치하기 위한 관세 인하 정책을 시행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해당 정책은 3년 안에 인도 생산시설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하면 3만5000달러 미만 전기차의 관세를 15%로 인하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나라 로케시(Nara Lokesh) 안드라프라데시 인적자원개발부 장관이 텍사스 기가팩토리를 방문, 바이브하브 타네자(Vaibhav Taneja)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인도 기가팩토리 건설을 논의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테슬라 인도 기가팩토리 건설 가능성은 올해 초부터 제기됐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나 현지 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당시 머스크는 인도에 20억~30억 달러를 투자할 수도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지만 막판에 머스크가 일정상 이유로 인도 방문을 취소하면서 관련 논의가 올스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