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내년 인도 자동차 시장에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 현대자동차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EV' 출시 시기와 맞물리며 시너지를 노린다.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 축소 우려가 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는 유보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내년 인도 전기차 시장에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모델명과 차종, 현지 판매 가격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소형 전기 SUV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현대차 크레타EV와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는 내년 1월 17일 인도 전기차 시장에 크레타EV를 출시한다. 공식 데뷔 무대는 내달 인도에서 열리는 바라트 모빌리티 쇼(Bharat Mobility Show)로 정했다. 차량 제원과 현지 판매 가격은 출시일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기아는 내년 전기차 수요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세금 인상으로 브랜드 전동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세금 인센티브 없이는 원활한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현재 인도 내 신형 전기차에 매겨지는 GST는 5%이다. 중고 전기차의 경우 기존 12%에서 18%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GST는 인도 중앙정부와 주정부가 부과하는 여러 간접세(indirect tax)를 하나의 세제로 통합하여 인도의 기존 세제 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도입됨 물품 및 서비스세(Goods and Service Tax)를 말한다.
기아는 프리미엄 전기차 고객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고객 대부분 여러 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데다 고가의 차량을 살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EV 인센티브가 전기차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인도의 상황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광구 기아 인도본부장(전무)은 "인도는 별다른 인센티브 없이도 EV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신규 전기차 모델 가세로 내년 기아 현지 전기차 판매 라인업은 3종으로 늘어난다. 현재 기아는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EV6와 EV9 2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출시 준비 함께 최근 들어 인도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압출천연가스(CNG)와 하이브리드 기술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이들 기술을 활용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 브랜드 전동화 전략에 따라 순수 전기차(BEV) 모델 개발과 생산,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