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베트남 방문 첫날 베트남전력공사(EVN)를 찾았다. 당 호앙 안(Đặng Hoàng An) 이사회 의장과 회동해 베트남 사업을 점검하고, 스마트그리드와 고압직류송전(HVDC),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등 미래 먹거리를 논의했다. 경제 성장과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설립으로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베트남에서 '청사진'을 그렸다.
15일 베트남전력공사(EVN)에 따르면 구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EVN 이사회 안 의장과 만났다.
구 회장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ELECS VIETNAM 2025(일렉스 베트남 2025)' 전시회 참석을 위해 베트남을 찾았다. 14일 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해 베트남 사업장을 둘러보고 협력사인 EVN과도 만났다.
구 회장은 이날 LS일렉트릭의 사업 방향성을 공유했다. 전력 시스템의 안정화와 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스마트그리드, 디지털 혁신, AI과 같은 첨단 기술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압직류송전(HVDC)와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고압 배전반 기술 개발 계획을 알렸다. 미래 먹거리인 소규모 전력중개와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에 파트너사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의장은 LS일렉트릭이 베트남 전력 시장에서 주요 솔루션을 제공한 파트너라며 호평했다. EVN은 베트남의 '제8차 국가전력개발계획(PDP8)'에 따라 현대적이고 안전한 전력 시스템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와 BESS,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이 높으며, 정보기술(IT)·AI 기술을 활용해 국가 전력 인프라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양사의 공통된 관심사를 바탕으로 협력하자는 의사를 전했다.
안 의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험이 많은 LS일렉트릭과 긴밀히 협력해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베트남 내 생산 역량을 높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VN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VN은 베트남 최대 전력 사업자다. LS그룹과도 전력 인프라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LS일렉트릭으로부터 배전반을 비롯해 핵심 기기를 공급받고 있으며, 지난 2006년 '24kV 2500A급 고압배전반' 상용화도 추진한 바 있다.
LS일렉트릭은 현지 최대 고객이자 파트너인 EVN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베트남 사업을 강화한다. LS일렉트릭은 1990년대 중반 국내 전력 기업 중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했다. 1997년부터 하노이 공장을 운영했으며, 2023년 박닌성 옌퐁공단에 '박닌 신(新) 사업장' 이전 준공을 통해 현지 생산 규모를 연간 2500만 달러(약 350억원)에서 4000만 달러(약 55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저압 전력기기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올리며 2013년부터 줄곧 1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