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태평양 심해채굴 프로젝트를 재개한다.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15일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프랭크 세인트 존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다수의 해저 채굴 그룹이 태평양 심해 채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해저 채굴 허가권을 활용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은 태평양 동부 국제 수역에 있는 ‘클라리온-클리프턴 구역(CCZ)’에 두 개의 채굴 허가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채굴 허가권은 지난 1980년대 초 미국 정부로부터 발급 받았지만 수십 년간 사용되지 않았다.
이후 록히드마틴은 지난 2023년 영국 심해 채굴 자회사인 ‘UK 시베드 리소시스(UK Seabed Resources)’를 노르웨이 ‘로크 마린 미네랄즈(Loke Marine Minerals)’에 매각하면서 "심해 채굴 사업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채굴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새 전기차 배터리와 국방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에 쓰이는 핵심 광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이에 록히드마틴도 다시 심해 채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국제 수역 내 미국의 채굴권 발급 권한'을 주장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으며, 심해 금속의 전략 비축 가능성도 언급해 핵심 광물 확보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록히드마틴이 채굴권을 보유한 태평양 수역은 니켈, 코발트, 구리, 망간 등을 함유한 ‘망간단괴(polymetallic nodules)’가 풍부한 곳으로 평가 받는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미국 허가 구역 내에는 10억t 이상의 망간단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3000억 달러(약 414조9600억원)의 GDP 상승과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심해 채굴 패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이 이미 심해 채굴 시장의 주도권을 쥔 가운데 미국이 새로운 채굴 기술로 도전하는 양상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아서 D. 리틀’에 따르면 글로벌 심해 채굴 시장은 20조 달러(약 2경 75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