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도미니카공화국의 전력 수요 증가와 노후 인프라 문제로 전력 기자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변압기 △개폐기 △제어·배전반 △전선·케이블 등 주요 기자재 수입이 늘면서 공공 및 민간 프로젝트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스마트 미터링, 변전소 교체, 배전망 현대화 등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관련 기자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일 도미니카공화국 매체 리스틴 디아리오(Listín Diario)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의 전력 손실률은 지난 2024년 42.2%로 최근 15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청구 에너지 손실 37.6%와 요금 미징수율 4.6%를 합한 수치로, 생산된 전력의 절반 가까이가 실제 공급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심각한 전력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 정부는 스마트 미터 200만 개 보급, 변전소 신설, LED 가로등 설치,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등 총 7억 달러(약 1조100억원) 규모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을 강력히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대용량 배터리(ESS/BESS) 등 신규 기자재 수요도 함께 급증할 전망이다. 민간 부문에서도 관광지·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변압기 및 배전 기자재 조달이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전력 기자재 시장에서 수입 비중이 가장 큰 품목은 전선·케이블류, 변압기, 저압 개폐기다. 최근 5년간 전선·케이블류 수입액은 매년 전체 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변압기와 저압 개폐기의 수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변압기는 단가가 높은 핵심 기자재로 공공 조달 및 대형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에서 수요를 견인하고 있으며, 개폐기와 배전반은 배전망 유지보수에 따른 반복 구매가 활발하다.
다만 수입 시장 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저부가가치 기자재는 중국, 스페인, 중남미 인근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 변압기 등은 전통적으로 미국·유럽 제품이 시장을 장악해 왔다. 특히 최근 중국산 변압기가 한국 제품 대비 약 40%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산 기자재는 품질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높은 가격과 90~120일에 달하는 긴 납기가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유통 구조는 공공과 민간 시장으로 뚜렷하게 나뉜다. 공공 입찰은 국영 배전사를 통해 주로 저가 제품 위주로 조달되는 반면, 민간 부문은 호텔, 발전소, 산업 단지 등에서 프로젝트별로 품질과 사양을 우선해 구매가 이뤄진다. 현지 바이어들은 국제 인증(ANSI/IEEE) 및 에너지 효율 표준(DOE 2016) 준수 여부와 더불어 납기 단축을 중요한 구매 결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결국 우리 기업이 도미니카공화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보완과 함께 현지 인증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대량 생산하지 않는 리클로저(Recloser)나 고효율 변압기 등 고가 시장을 공략하고 현지 바이어와 협력해 보세창고에 재고를 보유하는 등의 전략적 접근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