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증시에 상장된 국내 시스템 반도체 기업 '매그나칩반도체'가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력반도체 신제품을 선보인다. 고효율·고출력 인버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전력반도체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1일 매그나칩에 따르면 회사는 태양광 인버터와 산업용 ESS에 적용되는 차세대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신제품은 650V와 1200V 등급의 디스크리트 IGBT로, 주거용 인버터부터 최대 150kW급 산업용 시스템까지 폭넓은 용량을 아우른다.
핵심은 동일한 칩 크기에서 더 높은 전류를 처리할 수 있도록 구조를 개선한 것이다. 매그나칩은 첨단 필드 스톱 트렌치(Advanced Field Stop Trench) 기술을 적용, 셀 피치를 기존 세대 대비 약 40% 줄여 전류 밀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전력반도체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역방향 바이어스 안전 동작 영역(RBSOA)도 30% 이상 개선됐다. 태양광·ESS 인버터처럼 고전압과 고전류가 동시에 걸리는 환경에서도 소자가 견딜 수 있는 범위를 넓혀 실제 운용 조건에서의 신뢰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패키지 구성도 다양화했다. 전력 반도체 칩을 보호하면서 전류 전달과 방열을 담당하는 표준 외형인 TO-247 패키지와 함께 대전류 운용에 유리한 TO-247 플러스 패키지를 제공해 시스템 용량과 설계 조건에 따라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
매그나칩은 올 상반기 중 650V 150A급 고전류 제품과 750V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하고 스위칭 효율 개선을 위한 켈빈 핀을 적용한 TO-247-4리드 패키지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미 국내외 주요 태양광 인버터 제조사에 IGBT를 공급해온 만큼 이번 제품군 확장을 통해 주거용 중심이던 적용 범위를 산업용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사업 방향은 최근 이사회 구성 변화와도 맞물린다. 매그나칩은 최근 크리스티아노 아모루소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아모루소 이사는 반도체 산업을 포함한 고성장 기술 분야에서 투자와 경영 경험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태양광 반도체 기업 수니바(Suniva)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며 경영 정상화를 이끈 바 있다. 현재도 전력반도체 기업 나비타스 세미컨덕터의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시장 환경도 뒷받침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인버터·ESS 시장은 2024년 약 14억 달러에서 2029년 27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6%에 달한다. 탄소중립 정책 확산과 함께 인버터의 에너지 효율과 전력 밀도는 핵심 경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매그나칩은 경북 구미에 생산 거점을 둔 시스템 반도체 전문 기업이다. TV·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과 차량·산업용 전력반도체를 주력으로 한다. 전신은 LG반도체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대전자에 합병됐고 이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로 사명이 변경됐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하이닉스가 2004년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해 매각하면서 매그나칩이 설립됐다.
우혁 매그나칩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차세대 IGBT 시리즈는 정교한 공정 기술을 통해 효율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킨 제품"이라며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 요구에 더욱 효과적으로 부응할 수 있도록 솔루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