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최근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충격으로 물가 상승 우려가 높아지지만, 금리 인상보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보다 경기 침체에 대한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노무라의 글로벌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인 롭 수바라만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바라만은 “투자자들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올해 하반기에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와 중앙은행이 고유가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기보다 경제 성장을 저해할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금리 인상에 유보적인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달 30일 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통화 긴축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쯤이면 석유 가격 충격은 아마 사라진 지 오래일 것이고, 부적절한 시기에 경제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봤다. 미국의 2월 수입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른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올해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4.2%로 대폭 상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연준의 금리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CME(시카고 상품거래소)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자료를 보면, 올 연말까지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2.1%에 불과했다.
수바라만은 "현재로서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고정하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만 하고 실제 행동(금리 인상)은 취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칼라일 그룹의 전략가 제이슨 토마스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강요받을 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0.25%p 단위보다 더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