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 현지 규정을 적용한 수소연료전지차량(FCEV) '넥쏘'를 연말 출시한다.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HTWO 광저우'와의 시너지를 토대로 수소차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12일 중국공업정보화부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중국공업정보화부 '차량 취득세 면제 신에너지 자동차 모델 목록'(免征车辆购置税的新能源汽车车型目录)에 중국형 넥쏘 정식 등록을 마쳤다. 연말 현지 시장 출시를 위한 준비 단계의 일환이다.
중국형 넥쏘는 기존 넥쏘를 기반으로 현대차가 중국 규정에 맞게 고친 모델이다. 중국 북쪽 지방의 낮은 온도에도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내구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영하 30도에서도 무리 없이 달리 수 있도록 세팅됐다. 수소탱크는 총 3개가 장착됐으며 약 5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596㎞(중국 기준)에 달한다.
이미 보조금 문제도 해결한 상태다. 지난 4월 중국 베이징 교통당국으로 부터 신에너지차(NEV) 정식 라이센스를 취득했다.
판매 가격은 미정이다. 로컬 브랜드가 내놓을 예정인 FCEV 차량과 엇비슷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 창안자동차는 SL03 수소 버전 현지 판매 가격을 69만9900위안(한화 약 1억3678만원)으로 책정했다. 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부담되는 가격이다.
현대차는 HTWO 광저우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HTWO 광저우는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 사업 본격화와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위해 건설하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이다. 연말 완공을 목표로 중국 광동성 광저우개발구에 지어지고 있다.
이곳에는 20만7000㎡(6.3만평) 규모 부지에 연료전지시스템공장과 R&D센터, 혁신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연간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목표는 총 6500기다. 향후 중국 시장 상황과 중앙 정부 정책을 고려해 공급물량을 순차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내 대규모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현지 파트너사와 적극 협력을 통해 현지 수소 시장 발전과 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HTWO 광저우를 시작으로 수소에너지차의 리더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 블루오션 시장의 레이아웃을 앞당기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중국형 넥쏘 현지 반응을 고려해 대형 수소 트럭 엑시언트 출시일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엑시언트는 31kg 용량의 수소 탱크를 가진 대형 트럭이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최대 400km에 달한다.
업계는 현대차가 수소차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 반등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자동차 관련 정책 자문기구인 중국자동차 공정학회가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차 기술 로드맵 2.0'에 따르면 중국은 2035년 세계 최대 수소전기차 시장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로드맵에는 2035년 중국이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전기차 누적 100만대를 보급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됐다.
한편 현대차의 올해 중국 판매 목표는 50만대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 2020년 현대차가 중국에서 1년간 판매했던 숫자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지난 2016년 114만2016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17년 78만5006대, 2018년 79만177대, 2019년 65만123대, 2020년 50만2000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8만5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