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롯데 IPO 추진 '급제동'…"당분간 상장하지 않을 것"

2023.05.29 05:00:00

형제 간 경영권 분쟁 ‘매듭’ 신동빈 회장 여유
호텔롯데 상장으로 ‘원롯데’ 완성 전략적 판단

[더구루=한아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원롯데(One LOTTE)'의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다. 기업공개(IPO)에 나섰던 일본 롯데의 상장 작업을 잠정 보류했다. 당분간 시장의 우려를 불식 시키고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 수요가 회복되는 적정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호텔롯데 상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선 8년째 제자리 걸음인 호텔롯데 상장에 집중해 일본 기업 이미지를 떨치고 신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가 IPO 계획을 중단했다. 


신 회장의 일본 조력자인 다마쓰카 겐이치(玉塚元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는 "일본의 주요 제과 제조업체인 롯데(Lotte Co.)의 주식 시장 상장 계획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났다"며 "당분간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 롯데가 원롯데 초석을 다지며 협력을 가속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상장은 순위가 낮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만큼 호텔롯데 상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앞서 신동주 회장의 롯데홀딩스 경영복귀 시도는 2016년 이후 줄곧 실패했다. 국내외 제기한 소송과 주총제안 등은 모두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일본롯데와 얽혀있는 롯데그룹의 한일 간 지배구조를 확실히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지배구조 개선의 화룡점정으로 꼽히는 호텔롯데의 IPO를 재개할 '골든타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롯데가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지분율을 희석한 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통합함으로써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다. 하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 관련 회사들이 호텔롯데의 지분 99.28%를 보유 중이다.

 

실제 최근 롯데의 행보는 호텔롯데 상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롯데는 '한지붕 두가족' 행보에서 벗어나 한일 롯데가 연합전선을 본격 구축했다. 한일 협력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했다. 한국롯데의 '성장 DNA'를 일본에 이식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신호탄을 쐈다. '원롯데' 완성 시점도 5년 뒤인 2028년으로 잡았다. 


호텔롯데에 대한 업계 전망도 장밋빛이다. 내외국인 여행 수요가 완전히 정상화되면서 호텔 롯데가 전례없는 공급자 우위 업황을 누릴 것이란 관측이 많다. 올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경영 정상화 기조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호텔사업 부문으로 보면 1분기 동안 26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면세 사업 매출은 7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월드 부문은 코로나 보복 소비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85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172억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선 호텔롯데가 올해 50주년을 기점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IPO를 위한 포석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마쓰카 겐이치 사장은 "한일 롯데 협력을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성장하는 바이오 의약품과 전기 자동차 부품 재료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 할 것"이라고 했다. 
 

한아름 기자 arhan@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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