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00스튜디오 대표, 잘나가는 日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韓 회사 설립한 이유

2024.08.26 15:19:51

호리구치 코타로 100스튜디오 대표 인터뷰
서울 스튜디오 설립 이유와 애니메이션 제작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더구루=홍성일 기자] 호리구치 코타로(Kotaro Horiguchi, 이하 호리구치) 대표가 이끄는 100스튜디오(원더블오 스튜디오)가 서울에 스튜디오를 설립한다. 

 

글로벌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에서 일해온 호리구치 대표는 '십이대전', 'HELLO WORLD' 등의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이끌었다. 그런 호리구치 대표를 이국 땅으로 이끈 것은 한국의 대학생들이 만든 애니메이션 티저 영상이었다. 

 

26일 100스튜디오에 따르면 호리구치 대표는 그동안 한국 창작자들과 함께 일하며 확인한 역량과 예비 창작자들의 발전 가능성을 보며 100스튜디오의 서울 지사 설립을 결정했다.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날, 서울 지사 설립을 목표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고 있는 호리구치 대표를 만났다.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 속에서 만난 호리구치 대표는 애니메이션 얘기를 하며 텐션이 높아졌다. 인터뷰 전 그가 제작한 작품에 대해 얘기했을 때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한국인 동료들과의 에피소드,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의 산학협력 MOU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한국 창작자들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한국 창작자들과 함께할 100스튜디오 서울 지사에 대한 큰 기대와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이크(HIKE)와 100스튜디오 소개

 

하이크는 B2C(기업, 고객간 거래)와 B2B(기업간 거래), 2개 영역 비즈니스를 망라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현재 약 370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의 프로듀싱, 개발, 프로모션, 마케팅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B2C 영역에서는 애니메이션, 게임·음악·무대·라이브 엔터테인먼트·버튜버(Vtuber)·머천다이징·코믹을 전개하고 있다. B2B에서는 게임개발사를 위주로 영상·프로그램·서적 팜플렛·판촉물 제작, 이벤트 기획 운영, 캠페인 운용 등 프로모션 전반과 2D·3D의 애니메이션, 그래픽·웹(Web)·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디자인, 밸런스 조정, 사이트 제작, 웹 컨설팅, 시스템 개발, 음향·음악 제작과 모든 영역을 망라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00스튜디오는 2D는 물론 3D 애니메이션 개발 능력 제작은 물론 기획·개발 능력도 갖추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현재 일본에서 극장 개봉한 '몇분간의 응원을'과 TV애니메이션으로는 방영을 앞둔 '이 세계는 너무나 불완전하다'를 뽑을 수 있다. 

 

◇호리구치 코타로 대표 소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과 광고영상을 주로 제작하는 5명 정도의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회사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영상의 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컴퓨터그래픽(CG) 영상을 주로 하는 회사에서 애니메이션 제작부 설립에 참여하면서 제작 프로듀서직으로 전향하게 됐다. 애니메이션 제작부에서는 2D의 애니메이터나 배경 스탭 등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일을 하게됐다. 그 곳에서 10년 이상의 커리어를 쌓은 후 하이크의 전신이 되는 크레스트(CREST)에 2020년에 입사하게 됐고 2021년 100스튜디오를 창립했고 현재는 100명이 넘는 직원을 총괄하고 있다. 현재 역할은 전체 사업 총괄 관리와 각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과의 교류와 협력, 비하인드 스토리

 

십이대전을 비롯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한국인 창작자들이 참여했었다. 한국 애니메이션 창작자의 실력은 일본에서도 정평이 나있어서 신뢰하고 있다. 전에 근무하던 스튜디오에서도 한국인 직원분들과 교류를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 직원들은 한국 직원에게 일본어를, 한국 직원들은 일본 직원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 이런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고 생각한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대표적인 한국 콘텐츠와의 협업 사례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은 일본 내에서도 좋은 퀄리티를 인정받고 있다. 넷마블 본사와 협력하면서 완성했다. 넷마블에서 요청한 사항을 하나하나 완수하면서 완성한 것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니였을까한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애니메이션을 완성한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나는 재미있는 일화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한국판 제작에 참여했던 성우의 참여작품이 일본판 성우와 유사해 놀랐던 기억이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와 MOU를 맺은 배경, 목표

 

유튜브를 통해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의 졸업작품 '맥거핀'의 티저를 보게됐다. 굉장히 수준 높은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돼 직접 연락했다. 그 과정에서 MOU 체결로 얘기가 발전됐다. 한국의 우수한 젊은 창작자들이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협력하고자 한다. 

 

MOU의 목표는 한국 대학의 우수한 인재들에 대해 일본의 애니메이션의 제작 수법의 공유나 취업에 대한 서포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우수 오리지널 IP를 다루는 스타 크리에이터의 배출하길 바란다.

 

 

◇100스튜디오 서울 설립에 대한 기대와 향후 계획

 

100스튜디오 서울을 통해 맥거핀을 제작한 학생들과 같이 우수한 한국 크리에이터가 모이길 기대한다. 

 

더 나아가 100스튜디오 서울을 통해 한일 공동 애니메이션 제작환경을 조성하는 것, 100스튜디오 서울 소속 크리에이터가 본사와 협업하는 프로젝트에 메인 스태프가 되는 것이 비전이다. 또한 한국 IP 고객사들의 애니메이션 제작 문의가 100스튜디오 서울을 통해 들어와 제작이 착수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계획으로는 10월 중으로 100스튜디오 서울 설립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내년 3월까지는 5명에서 6명정도의 멤버로 제작을 시작하려고 한다. 우선 100스튜디오 본사에서 결정된 몇 가지 작품 제작에 협력을 시작할 예정이다. 

 

2년 내 100스튜디오 서울 규모를 20명까지 확장해 만화 원작 TV 시리즈를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감독이나 캐릭터 디자인 등을 100스튜디오 서울의 멤버들이 직접 맡아 자체 브랜드를 잘 확립하는 것이 목표다. 

 

◇100스튜디오의 강점과 차별점

 

100스튜디오의 강점은 경험이 풍부하고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의 일본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들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또 100스튜디오 서울의 설립으로 언어장벽 문제도 해소될 것이다. 

 

모회사인 하이크와 연계도 강점이다. 100스튜디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인 하이크와 연계해 애니메이션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과 음향, 성우진 확보도 원스톱 진행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음향 스튜디오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음향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우수한 인재풀, 언어장벽 문제 해소, 내부 인프라 완비 등으로 의사결정 과정의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고 비용적인 고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산업에 도전하는 인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처음부터 퀄리티를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은 매우 오랜 기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길고 어려운 과정을 '즐거운 마음으로' 몰입할 수 있다면 재능이 있는 것이다. 자신이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계속해서 도전하길 바란다. 

 

그리고 영상의 연출에 관한 준비를 했으면 한다. 어떤 심정의 표정인지 레이아웃부터 색채, 화면 효과까지 애니메이션을 설계할 능력이 필요하다. 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선 자기 자신이 영상 연출 플랜에 대해 어느 정도의 깊이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종합적 사고과 감각을 키우길 바란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국의 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들은 물론, 애니메이션 제작을 의뢰하고 싶은 고객사분들이 기대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싶다.

 

성과와 실적을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한국 고객사 분들의 신뢰를 얻고, 한국 내 스튜디오에서 우수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한국 스튜디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을 전세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계속해서 도전하겠다.

홍성일 기자 hong62@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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