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엘스페스(ELSPES)'가 미국 플로리다주 오세올라 카운티에 4억7000만 달러(약 6600억원)를 쏟아 실리콘 커패시터 신공장 건설을 추진한다. 구속력 없는 합의에 이르러 현지 지방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향후 정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을 공략한다.
4일 오세올라 카운티에 따르면 오세올라 카운티 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엘스페스와의 신공장 투자에 대한 업무협약(MOU) 체결을 승인했다.
엘스페스는 오세올라 카운티에 4억7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첨단 테크 단지인 네오시티 내 7만5000ft²(약 6967㎡) 규모 부지에 실리콘 커패시터 설계·연구·제조 시설을 짓는다. 이번 투자로 평균 급여가 8만5000달러(약 1억2000만원)인 직원 최소 600명을 고용한다. 절반은 2028년 말까지 뽑는다.
엘스페스는 투자 대가로 오세올라 카운티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다. △부지 무상 양도 △카운피 평균치의 125% 연봉을 제공하는 신규 고용에 대해 2000달러(약 280만원), 150% 상당인 고용에 3000달러(약 420만원) 지원금 △종가세 첫 5년 동안 100%, 이후 5년간 50% 환급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MOU 체결일로부터 6개월 내에 정식 계약 협상을 마치고 오세올라 카운티 위원회에 세부 내용을 제출해 검토를 거쳐야 한다.
엘스페스는 신공장 건설로 미국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을 공략한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실리콘으로 만든 커패시터다.전류를 일시적으로 저장하고 전자기기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도록 돕는다. 전기 저장 기능을 갖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비교해 발열과 전력 소모량이 적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으로 주목받으며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어 인텔리전스는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이 2029년까지 연평균 6.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AI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실리콘 커패시터 시장의 성장성도 높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정부와 민간의 AI 투자액은 874억1000만 달러(약 123조원)로 2015년 대비 4배 이상 뛰었다. 전 세계 AI 투자액 중 62%를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AI 규제 완화를 약속하며 구글과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투자를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박영열 엘스페스 최고경영자(CEO)는 "점점 스마트해지는 시대에 진화하는 업계 요구를 충족하고 혁신 기술을 개척하는 세계 1위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오세올라 카운티와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비아나 재너(Viviana Janer) 오세올라 카운티 위원회 의장은 "엘스페스 유치는 단순히 일자리 창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오세올라 카운티를 첨단 기술 제조를 위한 최고의 목적지로 포지셔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