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 방산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지화 전략을 홍보했다. 폴란드 국영방산그룹(PGZ)을 비롯해 현지 기업들과 협업하고 한화의 방산 기술을 폴란드에 이식한다는 포부다. 대표적으로 현지 생산을 추진 중인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를 알리며 폴란드와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법인과 폴란드 군사전문지 '포탈 오브러니(Portal Obronny)'에 따르면 이부환 법인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100% 폴란드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20명 이상의 폴란드 엔지니어를 고용하고 있으며, 한국 국적의 직원은 3명에 불과하다"라며 "폴란드에서 생산한 무기를 수출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와 협력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컨퍼런스는 폴란드 국방부의 후원으로 포탈 오브러니가 주최했다. 주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 - 폴란드 군대와 민방위의 장비 및 구조'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 지상군의 전략을 검토하는 자리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카미슈(Władysław Kosiniak-Kamysz)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이 참석했으며, 야체크 시에비에라(Jacek Siewiera)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비스와프 쿠쿠와(Wiesław Kukuła) 총사령관(중장)은 패널 토론자로 나섰다.
이 법인장은 한화의 현지화 전략을 설명하며 폴란드산 무기 생산·수출을 언급했다. 그는 "PGZ 등과 협력해 프로젝트를 구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작년 9월 PGZ와 '호마르-K' 제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작법인을 신설하고 폴란드가 생산하는 122㎜ 로켓을 천무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존 △사거리 290㎞의 장사거리탄 △80㎞의 239㎜ 유도탄과 함께 3종탄을 장착해 호마르-K의 성능을 강화한다.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업체 WB와는 호마르-K의 '유도탄' 생산에 협력하고 있다. 지난 9월 MOU를 맺고 사거리 80㎞급 유도탄(CGR-80)의 현지 생산을 검토하기로 했다. 폴란드 기업들과 현지 생산을 추진해 내수를 넘어 유럽 내 타국으로 수출하고 폴란드의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이 법인장의 설명이다. 이 법인장은 "사거리 100㎞, 1000㎞인 로켓도 만들 수 있다"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토론 참석과 함께 소규모 전시 공간도 꾸몄다. 호마르-K 모형을 전시하고 컨퍼런스에 참석한 현지 군·방산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홍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서 수주를 늘리며 방산 협력을 넓혀왔다. 지난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672문,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8월 K9 자주포 212문, 천무 218대에 대한 1차 실행계약을 맺고, 이어 지난 4월 K9 자주포 152문, 천무 72대 수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