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판매량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급감했다. 현지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역전환되는 과정에서 수요 확보 시기를 놓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현지 시장에 싼타페와 투싼 하이브리드를 투입, 반전을 꾀하고 있으나 올해 판매 3만 대 달성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네시아판매법인(HMID)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총 2만54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3만2684대 대비 37.14% 급감한 수치이다.
지난 7월부터 5개월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 해당 기간 HMID 월별 판매량은 △7월(1759대) △8월(1555대) △9월(1491대) △10월(1451대) △11월(1651대)로 6월 이후로 단 한 차례도 월 2000대 판매를 넘기지 못했다.
누적 판매 기준 브랜드별 현지 판매 순위는 9위를 달리고 있다. 전년 동기 6위 대비 3계단 하락했다.
현재 판매 추세라면 연말 3만 대를 넘기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목표였던 4만 대 이상 판매는 실현 가능성이 제로(0)다. 앞서 HMID는 지난해 3만5736대를 기록했었다.
HMID는 현지 판매 하락의 원인으로 소비자 수요의 변화를 꼽았다.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수요가 옮겨가면서 팜매가 주춤했다는 것. 다만 HMID가 지난 10월 현지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출시, 최근 부진을 일부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프란시스쿠스 소에르조프라노토 HMID 최고운영책임자(COO)는 "HMID는 현지 판매량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를 단행했다"며 "이전까지는 전기차에만 집중했지만 현지 수요에 따라 현지 판매 라인업에 하이브리드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HMID가 현지 판매 라인업에 추가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싼타페와 투싼 2개이다. 이들 하이브리드 모델은 출시 때부터 호평을 받으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싼타페의 경우 지난 10월 부터 인도네시아 공장(HMMI·Hyundai Motor Manufacturing Indonesia)에서 생산되고 있다. HMMI가 HEV 모델 생산은 처음이다.
HMID는 이번 전략 변화와는 별개로 순수 전기차(BEV) 부문에 대한 투자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등 전기차 생태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HMID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600개 이상의 충전소를 구축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전력공사(PLN)와 협력해 1000개 이상의 충전소를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7000만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풍부한 노동력뿐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기준 1인당 GDP는 4350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중산층 소비 구매력 증가 △도로 인프라 개발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 등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 전기차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