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이 미국 보험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만 주주들에 지급한 합의금 2800만 달러(약 410억원)에 대해 보호금을 타게 됐다.

   
7일 미 델라웨어주 고등법원에 따르면 이 법원은 지난 3일(현지시간) 하만의 보험금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쟁점이 됐던 '거래 가격 상승 배제 조항(Bump-Up Exclusion)' 관련 보험사의 주장을 기각했다. 보험사 측은 하만 주주들이 삼성과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회사 가치를 저평가해 제기한 소송이라고 지적했다. 합의금은 인수 가격을 증액하고자 책정됐으므로 거래 가격 상승 배제 조항에 해당돼 보험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만은 합의금과 거래 가격 상승이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공방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합의를 이뤄 소송 비용을 절감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만의 손을 들어줬다. 하만 주주들은 M&A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아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하만에 소송을 냈고, 하만은 막대한 비용을 피하고자 합의를 결정했다고 봤다. 

이번 판결로 하만은 2800만 달러에 달하는 합의금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피고로 지목된 보험사 △일리노이 내셔널 인슈어런스(Illinois National Insurance Company) △페더럴 인슈어런스(Federal Insurance Company) △버클리 인슈어런스(Berkley Insurance Company)로부터 합의금에 대한 보험금을 탈 수 있다. 

하만을 대리한 코헨 지퍼 프렌치맨 & 맥케나 LLP(Cohen Ziffer Frenchman & McKenna LLP) 소속 오리 레비(Orrie Levy) 파트너 변호사는 미국 보험 전문지 비즈니스 인슈어런스에서 "이번 판결은 보험 가입자들에 기념비적인 승리"라며 "일반적인 M&A 거래에서 발생하는 대표 소송으로 (회사가) 합의금을 보상받을 권리가 있음을 입증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은 지난 2019년 시작된 하만과 하만 주주들의 공방에 따른 것이다. 하만 주주들은 경영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회사의 미래 가치를 평가 절하하며 삼성의 인수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을 오도했다며 하만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3년의 공방 끝에 소송 종결을 대가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28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해당 금액에 대한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며 보험사를 제소했다. <본보 2022년 7월 18일 참고 [단독] 하만 주주소송 3년 만에 합의…371억원 규모 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