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인재 확보'에 발 벗고 나섰다. 해외 유일 테스트·패키징 거점인 쑤저우 공장(SESS)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반도체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장쑤성 장자강 최대 인력 채용 사이트 '장자강 인재 네트워크'에 따르면 삼성전자 쑤저우 공장은 최근 신규 인력 채용 공고를 게재했다. 엔지니어 등 기술직부터 행정직까지 11개 직군에 대해 채용을 실시한다.
기술직의 경우 △제품 엔지니어 △반도체 혁신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C#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설비 기술자 △오퍼레이터(생산직) △생산 자동화 엔지니어 △소방 설비 기술자 등을 고용한다. 행정직으로는 △인사 담당 △생산 기획(자원 운영) 담당 △HR 데이터 분석가 등을 뽑는다.
삼성전자는 각 직군에 적합한 경력과 배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쑤저우 공장 소방 안전과 설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소방 기술자를 제외하곤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또는 한국어 구사 능력을 주요 조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C#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일부 기술직은 한국어 능통자를 채용시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쑤저우 공장 신규 인력 확보에 나선 것은 설비 증설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께 쑤저우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약 200억원 규모 반도체 장비를 매각·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첨단 패키징 분야는 초미세공정 반도체 시대 개화, 인공지능(AI) 칩 수요 증가 등과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회로 간 간섭 등 물리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패키징 기술이 미세한 칩을 잘 연결하고 구동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AI 칩의 경우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하나의 칩으로 묶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복잡한 패키징 기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패키징 거점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임대 받은 천안의 28만㎡ 규모 반도체 공장에 고대역폭메모리(HBM)용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27년 12월까지 3개 라인을 증설해 HBM용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쑤저우 공장은 메모리·시스템 반도체를 패키징·테스트하는 시설이다. 삼성전자는 1994년 쑤저우공업원구 내 3만평(약 9만9173㎡) 규모로 공장을 세웠다. 2006년 쑤저우 반도체 사업장 제2단지 기공식을 갖고 이듬해 가동에 돌입하며 증설을 지속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