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세종기술이 독일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낸다. 현지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적극 발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11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에 따르면 이시원 세종기술 대표이사는 "우리의 주요 초점은 유럽 시장에 맞춰져 있다"며 "유럽은 잘 확립된 장비 산업이 있지만 이차전지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매우 적어서 우리에게 독특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는 시장에 혼자 접근하기보다는 잘 알려진 현지 회사와 협력하여 신뢰성을 확립하고 판매 노력을 확대한다"며 "독일 테사(Tesa), ISRA 비전과 공동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기술은 현지 파트너사와 함께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 이를 위해 독일 산업용 테이프 제조사 '테사', 비전 검사 기술 전문 회사 'ISRA 비전'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들과 함께 여러 배터리 행사에 참여하고 전시 부스도 함께 꾸린 바 있다.
당초 세종기술은 스웨덴 배터리 회사 '노스볼트'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유럽에 진출했다. 노스볼트를 근거리에서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2년 스웨덴에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노스볼트가 파산하며 유럽 사업이 위기에 놓였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꿔 새로운 고객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유럽에는 점점 더 많은 수의 신생 배터리 회사가 생기고 있고, 이중 일부는 가격을 우선시하지만 잘 정립된 회사들은 여전히 안전과 성능, 신뢰성을 높게 산다"며 "당사는 고품질의 완전 자동화 장비에 투자할 재정적 자원이 있는 대형 회사와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유럽에서 한국산 장비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는 "유럽 기업들은 자동화를 장기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본다"며 "한국 장비는 중국 제품보다 훨씬 비싸지만 장기적으로 자동화로 인한 비용 절감으로 인해 고품질 기계는 유럽 기업에 가치있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제조사도 기술을 계속 개발해 완전 자동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지만 그렇게되면 가격도 오를 것이기 때문에 3~4년 내 중국산과 한국산 장비의 가격 차이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단계에서 핵심 경쟁 요소는 비용에서 품질, 신뢰성으로 전환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유럽 기업이 한국 공급업체를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기술은 삼성SDI 출신 이 대표가 2008년에 설립한 배터리 장비 회사다.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두고 스웨덴, 헝가리, 미국에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부터 삼성SDI 핵심 장비 공급사로 자리잡았다.
최종출하검사(EOL) 장비를 비롯해 △테이프 부착기 △자동 포장기 △특성 검사기 등이 세종기술의 대표 제품이다. 지난 2020년부터는 검사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을 통합했다. 현재 검사 장비의 약 96.5%가 자동으로 이뤄져 결함을 감지하고 제품을 분류한다. 세종기술은 이를 99%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