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이스라엘 반도체 공정 솔루션 기업 '노바(Nova)'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계측 기술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층 정밀해진 측정 방식으로 기존 공정의 한계를 극복, 삼성전자 수율 최적화와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바는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공동 집필한 '분광 간섭법, 라만 분광법, 하이브리드 머신러닝을 이용한 칼코제나이드 합금층의 온셀 두께 모니터링(On-Cell Thickness Monitoring of Chalcogenide Alloy Layer using Spectral Interferometry, Raman Spectroscopy, and Hybrid Machine Learning)'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국제광공학회(SPIE) 주관으로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첨단 리소그래피 + 패터닝(Advanced Lithography + Patterning)' 컨퍼런스에서 계측학 협업 부문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은 작년 4월 SPIE 학술지 '프로시딩스 오브 SPIE(Proceedings of SPIE)'를 통해 공개됐다. 

삼성전자와 노바는 'SOM(Selector-Only Memory)'에 사용되는 칼고제나이드 기반 OTS(Ovonic Threshold Switching)층의 두께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했다. OTS층은 SOM 성능과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두께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SOM의 전기적 특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특정 층이 설계된 두께와 조성이 정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계측 기술은 필수적이다. 웨이퍼의 각 층 두께, 패턴 크기, 화학적 조성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제품 성능과 수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존 대표적인 측정 방식인 XRF(X-ray Fluorescence)은 다층 구조의 반도체에서 층간 신호 간섭이 발생해 OTS층의 정확한 두께 측정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노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광 간섭법(Spectral Interferometry)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 △머신러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계측 기법을 공동 개발했다.

라만 분광 데이터를 기반으로 TEM(투과전자현미경) 분석값을 머신러닝에 적용해 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OTS층 두께를 측정할 수 있다. HVM(대량 생산) 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어 기존 방식 대비 속도와 정밀도가 향상됐으며, 머신러닝을 활용한 실시간 공정 최적화도 가능하다.

SOM은 메모리와 셀렉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설계된 반도체로, 두 개의 전극과 듀얼 기능 재료(DFM)로 구성된다. 기존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소자와 이를 제어하는 셀렉터가 분리되어 있지만, SOM은 이를 하나의 소자로 통합해 설계 효율을 높였다. 이를 활용하면 D램처럼 빠른 데이터 처리와 낸드플래시처럼 저장·삭제 기능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두 메모리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구조가 가능해진다. 차세대 스토리지와 AI 가속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셰이 울플링 노바 최고기술 책임자(CTO)는 "삼성전자와의 이번 협력은 노바가 고유한 혁신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 반도체 장치에서 공정 제어를 용이하게 하는 역량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선도적인 고객과 협력해 솔루션을 확장하고 포트폴리오 내에서 시너지를 강화하여 첨단 노드 제조에서 증가하는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바는 1993년 설립돼 이스라엘 레호보트에 본사를 둔 반도체 계측·공정 제어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소재·두께·구조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계측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