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버린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사무실…군인겸직법 개정 반발 '불똥'

2025.03.24 13:27:52

인도네시아 군 겸직법 개정 반발 확산
시위 격화에 하나은행 지점 전소…금고는 안전

 

[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하나은행 사무실이 완전히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 반둥시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새벽 발생해 진화 작업 끝에 오전에 완전히 진압됐다. 

 

현지 소방당국 관계자는 "건물 아래층이 심하게 불에 타 피해가 크다"며 "금고는 안전하게 잠겨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 사무실 앞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현장에는 군법 개정안 반대 메시지가 담긴 전단이 곳곳에 붙어 있었으며, 유리창은 깨져 있었다. 경찰은 근처 시위대가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관련 단체와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현지 하나은행은 성명을 통해 "이번 화재가 영업시간 외에 발생했기 때문에 직원 피해는 없다"며 "고객 데이터와 자금도 안전하게 보호됐다"고 밝혔다. 이어 "모바일과 인터넷, ATM 등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군 겸직 금지법 개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발생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의회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군 장교들이 현역 신분을 유지한 채 정부 관료직을 겸직할 수 있도록 하는 군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과 학생들은 거리 시위를 벌였고, 비무장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최루탄과 물대포가 동원되기도 했다.

 

특히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최근 3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무상 급식 정책을 추진하면서 군 장성을 식량 공급·유통 담당 국영 기업 대표로 임명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법 개정이 이뤄지기도 전에 군이 경제 분야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적인 반대 시위가 시작됐다.

 

하나은행 방화 사건도 이러한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반둥은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로 수도 자카르타에서 약 150km 떨어져 있다.

진유진 기자 newjins@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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