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샤오미의 자체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설(說)이 현실화되고 있다. 반도체 자립을 이뤄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한편 독자 생태계를 구축,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7일 중국 IT 전문 팁스터 '픽스드 포커스 디지털(Fixed Focus Digital)'에 따르면 샤오미의 새로운 시스템온칩(SoC)은 대만 TSMC의 4나노미터(nm) 기반 N4P 공정으로 생산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S'에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4나노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N4P는 고성능과 생산 효율 사이의 균형을 중시한 설계가 특징이다. 수율·원가·공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대적으로 성숙 공정인 4나노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고성능 코어텍스 X925(3.2GHz) 코어 1개 △중간급 A725(2.6GHz) 코어 3개 △저전력 A520(2.0GHz) 코어 4개로 구성된 옥타코어 중앙처리장치(CPU)를 채택했다. 최신 Arm v9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력 효율과 발열 제어 등 실사용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 (Imagination Technologies)의 DXT72(1.3GHz)를 낙점했다. 초기 성능 테스트 결과 퀄컴의 2세대 스냅드래곤8 아드레노(Adreno) 740을 웃도는 수준으로 전해진다. 고성능 GPU를 앞세워 게임·영상 성능을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칩에 쓰일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를 자체 개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5G 모뎀과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서(DSP) 등 일부 부품은 미디어텍, 시놉시스, 화웨이 등 외부에서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 완전한 독자 칩보다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개발 리스크를 분산하고, 부품 조달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샤오미는 이전에도 스마트폰 AP를 직접 개발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서지(Surge) S1'를 선보이고, 이를 장착한 '미 5c'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서지 S1은 28나노 공정으로 제조됐다.
샤오미가 8년 만에 AP 시장에 다시 뛰어든 것은 기존 반도체 공급사 퀄컴·미디어텍 의존도를 줄여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또 중장기적으로 자사 제품에 최적화된 칩 설계를 통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작년에도 샤오미의 자체 AP 출시설(說)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었다. 샤오미가 지난해 10월 테이프아웃(설계를 완료해 생산으로 넘어가는 단계)을 완료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본보 2024년 11월 30일 참고 샤오미, 내년 3nm 칩셋 공식 출시 가시화…파트너 두고 의견분분>
한편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달리 전기차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중국 국무원이 주최하는 중국발전포럼(CDF) 참석차 방문한 중국 출장 일정 중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했다. 이 회장과 레이 회장 간 만남이 외부에 알려진 건 2018년 이 부회장의 중국 출장 이후 약 7년 만이다. 특히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의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며 양측 간 전기차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용 자체 칩 개발을 재개한데다 전기차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어 전기차용 SoC를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