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중국 반도체 업계에 핵심 기술 인력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핵심 인사의 사임을 발표하면서 기술 리더십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리훙(Li Hong) 화룬마이크로전자(CR마이크로) 이사 겸 사장이 최근 사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천샤오쥔(Chen Xiaojun) 전 회장이 퇴직, 부사장을 지낸 허샤오롱(He Xiaolong)이 회장직에 선임된 바 있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 기업 칩패킹테크놀로지와 화광첨단소재 또한 인력 재편을 단행했다. 칩패킹테크놀로지에서는 리빙촨(Li Bingchuan) 기술 책임자가 물러났다. 화광첨단소재 판중화(Fan Zhonghua)는 탕웨이강(Tang Weigang) 연구소 학장과 황스셩(Huang Shisheng) 부학장에게 기술책임직을 이임했다.
이 같은 인사 재편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외국계 기술 인재의 유입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중국이 자국 내 기술력 제고를 위해 내부 인력 정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 반도체 수출 규제를 고도화하고 있다. 미국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차단하는 한편 엔비디아, 인텔, AMD 등 고성능 인공지능(AI) 칩 수출도 제한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핵심 기술 인력 교체와 재편을 통해 공급망 충격을 최소화하고 기술 자립을 도모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내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 테스트 등 반도체 전 공정에서 고급 기술 인력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으나,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중국 내 AI 전문 인력 수요는 약 6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은 200만 명에 그쳐 약 400만 명의 인력 격차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 기술 봉쇄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외부 인재 수급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술 독립을 위한 ‘인재 리셋’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