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HII)가 자회사간 기술 융합을 총괄할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조선소와 기술 연구 조직의 전문성을 통합하고, 차세대 무기 개발의 성과를 낸다.
9일 미 군사매체 브레이킹디펜스에 따르면 에릭 츄닝 HII 전략개발 담당 부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여러 사업 부문에서 개발한 기술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둔 조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다크 시 랩스(Dark Sea Labs, 이하 DSL)'로 명명된 신설 조직은 자회사·부서 간 협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츄닝 부사장은 "잉걸스, 뉴포트 뉴스, 미션 테크놀로지스 등 각 사업 부문에서 보유한 역량을 결합하고, 단일 부서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잉걸스 조선소는 미시시피주 패스카굴라에 위치한 미국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다. 해군이 최근 발주한 이지스 구축함 물량의 3분의 2를 비롯해 대형 상륙함과 대형 경비함 전량을 건조하고 있다. 반면 버즈니니아주 뉴포트 소재의 뉴포트 뉴스 조선소는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에 특화됐다. 미션 테크놀로지스는 무인해저잠수정(UVV)을 비롯해 감시정찰, 지휘통제 등 첨단 기술 고도화를 주도한다.
이처럼 서로 다른 자회사의 기술을 결합하고 첨단 무기 개발에 힘을 합치는 '연결고리 역할'을 DSL이 맡는다. 츄닝 부사장은 신설 조직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조선소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재래식 신속 타격(CPS) 시스템을 줌왈트급 구축함에 통합하며 △기존 잠수함에 UVV을 실은 후 수중 임무에 투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과제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츄닝 부사장은 "DSL이 자사 사업 확장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HII가 군함 건조에 이어 무인 시스템과 레이저 무기 등 첨단 무기체계로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기술 통합을 위해 DSL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츄닝 부사장은 고에너지 레이저(High-Energy Laser) 사업을 사례로 들었다. HII는 미 육군과 고에너지 레이저 개발을 위해 OTA(Other Transaction Agreement·복잡한 국가계약법을 우회하고 신속한 연구개발을 도모하는 계약 방식)를 체결했다. 이 레이저는 HII가 대외적으로 처음 공개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다. 적의 중소형 드론을 격추하고 방어력을 강화하는 용도로 제작된다. DSL은 레이저 개발 과정에서 현지 군의 요구에 맞춰 세부 스펙을 조율하고 여러 부서의 협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츄닝 부사장은 "육군은 드론 대응(counter-UAS) 임무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므로 HII가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좋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기술이 검증되면 이를 다른 군(해군 등)에도 시연해 (도입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HII는 해군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동일한 드론 대응을 위해 이 기술을 해군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HII는 130년 이상 업력을 지닌 미 최대 방산 조선소다. 최근 HD현대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방산 시장에서 수주 기회를 엿보는 HD현대의 핵심 파트너로 함정 건조 분야 노하우를 공유하고 디지털 조선소 구축과 인력 교육 등에 협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