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서울대와 '복제 불가능한 메모리' 구현

2025.06.09 15:22:50

SK하이닉스-서울대, '보안형 낸드' 기술 개발
별도 보안칩 필요없는 저장장치 가능해져…원가 절감·소형화 등 이점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서울대학교와 손잡고 낸드플래시 메모리 안에 복제 불가능한 보안 기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저장장치인 낸드 자체에 보안 기능을 내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향후 SK하이닉스의 보안형 메모리 시장 진출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별도의 보안칩 없이도 낸드 자체에서 기기 고유의 암호 키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달 초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수직형 낸드 메모리를 이용한 은닉형 물리적 복제 방지 기능(Concealable Physical Unclonable Functions Using Vertical NAND Flash Memory)'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반도체 속 숨겨진 ‘지문’ 같은 특성을 활용해 위조와 복제를 막는 물리적 복제 방지(PUF) 기능을 낸드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했다. PUF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발생하는 미세한 물리적 차이를 활용해 칩마다 고유한 암호값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복제가 불가능하고, 외부 침입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에서 디지털 보안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PUF 기술은 로직 기반 시스템이나 보안 전용 칩에 일부 적용된 바 있으나, 낸드처럼 저장 용량이 큰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구현이 어려웠다. 낸드는 공정 변동성이 크고 셀 간 간섭이나 에러가 많아 고유 패턴을 정밀하게 읽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낸드의 특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오류를 줄이기 위한 보정 기술과 고속 인코딩 회로를 함께 개발했다. 일반적인 낸드 셀 구조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잡음’과 ‘셀 간 특성 편차’를 활용, 칩마다 서로 다른 고유 암호 키를 생성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별도 회로나 보안 소자 없이 낸드 자체에서 무작위 보안값을 생성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추출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보안형 낸드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엣지 디바이스, 데이터센터 등에서 기기 인증, 암호화 저장, 복제 방지 등 보안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기존에는 별도 보안칩이나 외부 회로가 필요했지만, 낸드 자체에 보안 기능이 내장되면 설계 단순화, 원가 절감, 소형화 등에 이점이 있다.

 

기술 상용화시 SK하이닉스는 이를 자사 제품에 적용해 보안칩 없이도 고유 인증과 암호화 기능이 내장된 낸드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고성능 보안이 요구되는 자율주행,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군수·항공, 금융 단말기 등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SK하이닉스의 연구 지원과 함께 서울대 '미래인재 교육연구단 4단계 BK21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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