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팹리스 반도체 기업 대만 미디어텍(MediaTek)이 일본 최대 자동차 부품사 덴소(DENSO)와 손을 잡았다. 미디어텍의 고성능 반도체 설계 능력과 덴소의 차량용 시스템 통합 노하우를 결합해 차세대 전장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미디어텍에 따르면 양사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및 지능형 콕핏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량용 시스템 온 칩(SoC)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미디어텍의 차량용 플랫폼 '디멘시티 AX(Dimensity AX)'를 기반으로, 덴소의 검증된 자동차 안전 기준을 적용한 고성능·저전력 솔루션을 양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공동 개발 플랫폼은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 표준인 ISO 26262를 준수하며, 용도에 따라 ASIL-B에서 최고 등급인 ASIL-D 수준까지 충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100 인증을 더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요구하는 극한의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는 미디어텍의 이기종 컴퓨팅(Heterogeneous Compute) 아키텍처가 전면에 나선다. 이는 CPU, 인공지능(AI) 가속기(NPU), 이미지 프로세서(ISP) 등 역할이 다른 프로세서들을 하나의 팀으로 묶어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 등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 처리하는 '멀티 센서 퓨전' 기능을 구현, 복잡한 주행 환경에서도 정밀한 인지와 대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인 오토사(AUTOSAR)와 차량용 이더넷(TSN), CAN FD 등 최신 네트워킹 기술을 통합 지원한다. 완성차(OEM) 및 티어1 공급사들은 이 표준 규격을 활용해 신차 설계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시장 출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마이크 창(Mike Chang) 미디어텍 자동차 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안전과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며 "지능형 모빌리티의 미래를 위해 자동차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모바일 분야에서 검증된 미디어텍의 칩 설계 기술이 자동차 산업으로 본격 전이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덴소라는 강력한 차량용 시스템 파트너를 확보함에 따라, 퀄컴과 엔비디아 등이 선점하고 있는 고성능 전장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