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가 현지 정부로부터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을 확보했다. 최종 계약에 서명하며 원료 수급을 안정화했다. 테네시주에 짓고 있는 4세대 원전 '헤르메스(Hermes)'에 연료를 투입하고 차세대 원전 상용화에 진전을 이룬다.
26일 카이로스 파워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OE)와 HALEU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ALEU는 핵분열성 동위원소인 우라늄-235(U-235)의 함유량이 5~20%인 원료다. 기존 원전에 쓰이던 저농축 우라늄(LEU·3~5%)보다 농도가 높아 동일한 연료량으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차세대 원전의 핵심 원료로 꼽힌다.
미국은 HALEU 공급을 러시아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여파로 HALEU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내재화를 추진했다. 미국 센트러스 에너지를 지원해 HALEU를 확보하고 이를 원전 개발사에 배분하는 HALEU 공급 프로그램(HALEU Availability Program)을 운영했다. 앞서 1차 라운드에서는 카이로스 파워를 포함해 총 5개 원전 개발사를 우선 공급 대상으로 선정했다.
카이로스 파워는 세부 협상을 완료해 계약을 성사시키고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카이로스 파워는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와 협력해 DOE에서 받은 HALEU를 TRISO(Tristructural isotropic·우라늄 주변을 세 가지 피복층으로 감싸 방사능 물질의 외부 누출을 방지하도록 설계한 연료) 형태로 가공한다. 이후 TRISO 입자들을 뭉쳐 구형인 페블형으로 만들어 헤르메스의 최종 연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카이로스 파워는 지난 2024년 7월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1억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해 시범 원자로 '헤르메스' 건설에 돌입했다. 헤르메스는 물 대신 용융염을 냉각재로 쓰는 4세대 원전이다. 비경수로형 원자로 중 최초로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건설 승인을 받았다. 카이로스 파워는 실증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2035년까지 500㎿ 규모의 발전용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에드워드 블랜드포드(Edward Blandford) 카이로스 파워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FO)는 "이번 HALEU 할당을 통해 경제적인 차세대 원자로를 대규모로 공급하자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