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노르웨이 폴리실리콘 업체 'REC 실리콘 ASA(이하 REC실리콘)'가 경영진 쇄신을 단행했다. 한화솔루션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며 조직을 재정비, 태양광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REC실리콘을 12년 간 이끌어 온 토레 토르분드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사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임스 A. 메이 2세가 신임 CEO 영입 전까지 직무대행을 맡고 컨트롤러인 더글라스 무어가 CFO 역할을 수행한다.
REC실리콘은 "토르분드 CEO는 REC실리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사회는 지난 12년 동안 회사를 오늘날의 위치에 있게 한 그의 귀중한 공헌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도 새롭게 꾸린다. 이사회 의장을 지낸 켈 잉게 뢰케가 사임하고 크리스티안 몬센 뢰케가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한화솔루션과 함께 REC실리콘의 공동 최대주주인 노르웨이 투자회사 아커 호라이즌(Aker Horizons) 측 인물이다. 한화솔루션 주요 경영진도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REC실리콘은 신규 이사 임명을 위해 오는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1억6047만 달러(약 1900억원)을 들여 REC실리콘 지분 16.67%를 인수했다. 이번 투자로 아커 호라이즌과 동일한 지분을 확보했다. 양사는 REC실리콘이 미국에서 생산한 폴리실리콘을 활용, 재생 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REC실리콘은 노르웨이 회사지만 미국 워싱턴주 모지스레이크와 몬태나주 뷰트에 연산 2만t 규모의 태양광·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지스레이크 공장은 미국산 태양광 폴리실리콘에 대한 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조치로 사실상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육성 법안이 통과되면 모지스레이크 공장이 빠른 시일 내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산 폴리실리콘으로 만든 태양광 모듈을 공급해 달라는 현지 고객사의 요청이 늘어남에 따라 지분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법안이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 미국 내 태양광 공장 증설을 포함한 추가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연간 생산량 1.7GW 규모의 태양광 패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내 전체 생산량(6.2GW)의 27% 수준으로 시장점유율 1위다.